11일 오전 11시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제19회 유엔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유엔기념공원에서 유엔 참전 용사를 추모하는 행사다. 2007년 캐나다 참전 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날이다. 2020년 법정 기념일로 지정됐다.
‘턴 투워드 부산’은 유엔 참전 용사들이 묻힌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묵념하자는 뜻이다. 유엔기념공원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14국 용사 2333명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이날 11시 정각이 되자 부산시 전역에 추모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조포(弔砲) 21발도 발사됐다. “5, 4, 3, 2, 1. 부산을 향해 일동 묵념.” 사회자의 구령에 따라 14국 유엔 참전 용사와 유족, 주한 외교 사절,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 등 800여 명이 1분간 고개를 숙였다. 국민 대표로 참석한 이 회장은 “유엔 참전용사의 희생 덕분에 오늘날 우리나라가 존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제2연평해전 때 전사한 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씨도 참석했다. 김씨는 지난 8월 시민단체 ‘영웅을 위한 세상’을 만들고, ‘턴 투워드 부산 전국 확대를 위한 추진위원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이런 의미 있는 행사를 국민 대부분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며 “이날만큼은 전국에 사이렌을 울리고 함께 추모하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