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파견 나갔던 경찰관들이 음주 물의를 빚어 복귀 조치되는 등 최근 잇단 기강 해이로 도마 위에 오른 경남 창원서부경찰서가 서장 명의로 자체 특별경보를 내렸다. 특별경보 기간 술을 마시지 말고, 회식이나 행사를 자제하라는 것이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서부경찰서 김선섭 서장은 이날 2025년 제1호 자체 특별경보를 발령했다. 기간은 내달 12일까지다.
김 서장은 특별경보 준수 사항으로 음주 자제 및 일체의 회식 금지령을 내렸다. 필요시 출근길 숙취 여부도 확인하겠다고 했다. 또 불요불급한 행사는 가급적 연기할 것을 지시했다. 특별경보 발령 기간 내 행사를 할 경우 관서장 사전 승인을 받고 실시하라고 했다. 이 밖에 매일 관서장 주관 대책 회의, 의무 위반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김 서장의 이 같은 자체 특별경보 발령은 창원서부서 내부 공직 기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에 파견된 창원서부서 소속 경찰관 5명이 숙소에서 술을 마셨다. 이들은 다음 날인 28일부터 경호·경비 업무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이들은 숙소 안에서 술을 마시고 구토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숙소를 치우지도 않았다고 한다. 28일 숙소 관계자가 이 사실을 경북경찰청에 알렸고, 경북경찰청이 다시 경남경찰청에 내용을 전달했다.
경남경찰청은 이들을 모두 복귀시키고, 다른 경찰관 5명을 선발해 파견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근무시간이 아닌 휴게시간에 음주를 했지만 중대한 국가 행사 지원을 간 상황에 음주를 한 점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품위 유지 의무 위반 등으로 감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창원서부경찰서 경찰관들의 APEC 숙소 내 음주 물의가 드러난 날은 경남경찰청이 3년 만에 국정감사를 받는 날이었다. 특히 창원서부서는 지난달 3일 10대 오토바이 절도 피의자로부터 압수해 청사에 보관하던 압수물을 두 차례나 도난당하고, 이를 2주나 몰랐던 것이 드러나 국감 때 공직 기강 해이 문제로 크게 질타를 받았다. 증거물 관리 지침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고, 이후 땜질식 처방으로 또 뭇매를 맞았다. 이런 와중에 음주 물의까지 터진 것이다.
경남에서는 일선 서장 명의의 자체 특별 경보 발령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일반 경보와는 달리 특별 경보 기간 위반이 발생할 경우 위반자는 지시 불복종 등으로 감찰과 징계 등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