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김성규

제주 한라산에 서식하면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외래종 꽃사슴을 퇴치할 근거가 마련된다.

제주도는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새로 지정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제주도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올해안으로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올 연말부터 꽃사슴을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는 내용의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신설하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지난해 3월 보고서에 따르면 꽃사슴 등 사슴류는 겨울철 국립공원 인근 마방목지에서 190여 마리 서식이 확인됐고 그 외 중산간 목장 지역을 중심으로 10∼20여 마리씩 집단서식해 약 200∼250마리가 파악됐다.

보고서는 사슴류가 노루에 비해 2∼5배가량 몸이 크고. 뿔도 훨씬 크기 때문에 노루에 위협이 되며 오소리나 족제비, 도롱뇽 등 고유한 생태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례 개정되면 포획 등 꽃사슴 개체수를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또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 행위 금지에 관한 위임사항을 근거로 집비둘기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하고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도 이번 조례 개정안에 포함했다.

이에 따라 집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최근 주택가 등에서 일부 주민이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면서 위생 문제, 문화유산·건물 훼손, 감염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도시공원, 광장, 공공·문화체육시설, 시장, 문화유산 보호구역, 민원 발생 지역 등을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고시할 예정이다.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은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 행위 금지와 유해야생동물 신규 지정은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건강한 서식환경을 조성하고,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며 “연내 조례 개정을 완료해 현장 중심의 야생동물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