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에 57년 만에 첫 국제 상선이 입항했다. 물류비와 운송 시간이 줄어들어 제주 기업들의 수출입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지난 18일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제주–칭다오 정기 컨테이너선 첫 입항식’을 개최했다.
첫 입항 선박인 ‘SMC 르자오’호에는 페트칩, 기계 장비 등 약 4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의 수입 화물이 실렸다. 제주에서는 수산물 가공품과 삼다수 등 10TEU 규모의 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된다. 르자오호는 길이 118m, 폭 20.8m로, 712TEU 적재 능력을 갖췄다. 또 냉동 콘센트 109개를 보유해 신선식품과 냉장 화물 운송에 적합하다.
이번 항로 개설은 1968년 제주항이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57년 만의 첫 정기 국제항로 개설이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7월 말 항로 개설을 승인하고, 8월 운영 선사를 확정한 뒤 10월 초 운항계획 신고 절차를 마치면서 본격 운항에 들어갔다. 새 항로는 매주 월요일 칭다오에서 출발해 수요일 제주에 도착하고, 토요일 다시 칭다오로 복귀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제주도는 항로 개설로 물류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부산항을 경유할 경우 컨테이너(1TEU)당 204만 원이던 물류비가 직항 이용의 경우 77만 원으로 62%(127만 원 인하) 줄어든다. 운송 시간도 최소 2일 단축된다.
또 인천항 등 기존 항만을 거치지 않고 중국산 건축자재를 직수입하고, 제주산 생수와 화장품을 직수출할 수 있게 됐다. 하역 장비 운영과 보세구역 관리, 선박 입출항 지원 등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제주는 천 년 전 탐라 시대부터 바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해 온 해상왕국의 정신을 품은 섬”이라며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은 탐라의 DNA를 이어받아 다시 한번 바다를 길로 만드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로 개설로 제주 기업의 물류비가 60% 이상 절감되고, 중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이 한층 가까워질 것”이라며 “제주 신항 개발과 연계해 제주항을 동북아 해상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지역 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