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제주도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 6월 제주 홍보대사 ‘소녀시대’ 권유리 씨가 참여한 가운데 경기도 여주 프리미엄아울렛에서 ‘제주의 선물 인(in) 여주' 행사를 열고, 수도권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매력을 알렸다./제주도

방문객 감소로 ‘위기’라는 진단까지 받았던 제주관광이 뜨거운 여름 열기에 이어 선선한 가을 바람을 타고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이는 단체관광 인센티브, ‘제주여행주간’, 찾아가는 팝업 이벤트 등 공격적인 관광 유인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제주를 찾은 누적 관광객수는 내·외국인을 합쳐 984만1650여명으로, 1000만명에 다가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17만4980여명)보다 3.3%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제주도는 월별 통계를 보면 연초부터 이어진 관광객 감소폭이 크게 줄고, 지난 6월부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내·외국인을 합한 제주 관광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월 -18.2%, 3월 –13.9%로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4월 -7.4%, 5월 –1.2%로 서서히 감소폭을 줄여가다가 6월 1.0%, 7월 4.1% 증가세로 반등했다.

제주도는 최근 몇 년간 침체 상태였던 내국인 관광객수가 회복세로 전환한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 내국인 관광객수는 코로나 방역지침 완화 이후 해외여행 수요 증가, 제주행 항공편 축소, 불친절·바가지 논란 등으로 크게 줄었다. 전년과 비교해 올해 2월만 하더라도 -20.7%가 감소했다. 하지만 6월 -3.3%, 7월 -0.9%로 감소폭이 줄어든데 이어 8월에 들어서는 1.8% 늘어났다. 광복절 연휴기간(13~17일)에도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21만6000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이 기간 제주행 국내선 항공편 평균 탑승률은 90%에 달한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해외 직항노선 확대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도 있지만, 내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특히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제주관광이 다시 ‘관광 1번지’라는 명성을 되찾아가는 배경에는 상반기부터 꾸준히 펼쳐 온 단체관광 인센티브, ‘제주여행주간’, 찾아가는 팝업 이벤트 등 공격적인 수요 촉진 전략인 ‘제주의 선물’ 정책이 주효했다. ‘비계 삼겹살’ ‘바가지 요금’ 논란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 제주도는 ‘가성비에 반하고, 가심비에 머무는 제주’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우선 제주 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없애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가성비 협의체’ 운영, 해수욕장 파라솔·평상 요금 인하와 균일화 등의 정책을 펼쳤다. 단체·개별 관광객 인센티브, 제주여행 주간 운영, 찾아가는 대도시 팝업이벤트 등 비수기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3월부터 실시한 ‘단체·개별 여행 인센티브’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제주도는 단체관광 수요에 발맞춰 기존 인센티브 정책을 전면 개편해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일반 단체(여행사 모객), 수학여행, 뱃길 단체, 협약·자매결연 단체, 동창·동문회 등 지원 대상을 동호회·스포츠 단체와 기타 단체까지 확대했다. 다만 보조금을 받아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 단위 행사 참가자나 동일 행사에 중복지원을 받는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원 방식도 변경했다. 기존의 일괄 사후정산 방식에서 벗어나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즉시 관광안내소에서 항공권을 확인한 뒤 개인별로 1인당 지역화폐 ‘탐나는전’ 3만원을 현장 지급하고 있다. 단체관광객은 제주관광협회에 사전에 신청하면 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관광객 유입 확대에 초점을 맞춰 ‘제주의 선물’이라는 관광객 여행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학여행단을 대상으로 안전요원 고용 지원 항목 신설은 물론 지원금액을 100만원으로 상향하고 자매결연·협약단체(최대 600만원), 동창·동문회(최대 200만원) 등 지원 유형을 신설하는 등 지난해보다 강화된 인센티브를 마련했다”고 했다.

제주도는 이 여세를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관광객 유치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추석 연휴를 겨냥해 서울 등지에서 ‘국민 속으로 찾아가는 로드 홍보’와 ‘팝업 이벤드’를 개최하고, 제주도내에서는 ‘제주 여행 주간-가을 시즌’을 운영하고 있다. 수학여행과 가을·겨울 시즌 레저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단체 여행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김양보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기존에는 여행 후 정산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도착과 동시에 현금성 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라며 “관광객이 제주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혜택을 체감할 수 있고, 지원금이 곧바로 지역 내 소비로 연결되도록 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를 맞아 온라인여행사와 공동으로 할인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 열리는 ‘투어리즘 엑스포(9월 26~27일)’에 참가해 제주 미식, 일본발 전세기·크루즈 관광객 모객 확대 홍보를 펼쳤다. 동남아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여행박람회 참가도 예정돼 있다

오영훈 지사는 “‘바가지’라는 고비용 관광 해소에 정책 우선 순위를 두고 제주 관광 물가 안정화를 위한 ‘가성비 높은 제주 관광 만들기’ 민관협의체를 운영 중”이라며 “음식점 외부 대형 가격 표시판 설치 독려, ‘비짓 제주’ 등 관광 플랫폼을 통해 가성비 높고 1인 식사 가능한 식당, 착한가격업소 등을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