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퍼플섬(박지도)’의 대표 가을 축제인 ‘아스타 꽃 축제’가 계획보다 한달 연기됐다. 올여름 유난히 길었던 무더위 때문에 가을꽃인 아스타국화가 아직도 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안군은 26~28일 열기로 한 ‘퍼플섬 아스타 꽃 축제’를 다음 달 23~26일로 연기한다고 25일 밝혔다. 신안군이 아스타 꽃 축제를 연기하는 건 처음이다. 신안군 관계자는 “예년에는 9월 말이면 아스타 꽃이 활짝 폈는데 올해는 현재 개화율이 10%도 안 된다”고 했다.
국화과인 아스타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다. 보라색 꽃이 화려해 가을꽃으로 많이 심는다. 보통 여름 무더위가 꺾이고 서늘해지면 8월 말, 9월 초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올여름은 무더위가 유난히 길었다. 신안군의 낮 최고기온은 9월 중순인 지난 17일에도 30도를 넘었다. 2022년 9월에는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날이 이틀뿐이었는데 해가 갈수록 무더위가 길어지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작년에도 꽃이 안 펴서 애를 먹었다”며 “내년부터는 축제를 아예 10월 말에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신안군은 2019년 안좌면 박지도와 반월도를 퍼플(purple·보라색)섬으로 조성했다. 집과 길, 다리 등을 보라색으로 칠했다. 박지도 선착장 인근 3만2500㎡(약 1만평)에는 8100만원을 들여 아스타 꽃 24만본을 심었다. 축구장 5개와 맞먹는 규모다. 섬 남쪽에는 보라색 라벤더 꽃을 심었다. 봄에는 라벤더, 가을에는 아스타 축제를 연다. 이른바 ‘컬러 마케팅’이다. 두 섬에서 많이 자라는 보라색 왕도라지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축제가 열리면 30여 명이 사는 박지도에 하루 평균 7000여 명이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