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로고. /조선DB

사업 예정지 정보를 미리 알고 땅을 산 공무원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형사6단독 김지영 부장판사는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공무원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사회봉사 200시간, 피고인 소유의 토지 지분 몰수도 명령했다.

A씨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세종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사업 설계 용역·발주 등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된 정류소 위치 등 정보를 토대로 2017년 7월 어머니, 동생과 함께 확장 공사 예정지 인근인 세종시 연기면 토지를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입한 땅은 1398㎡ 규모로, 토지 지분의 4분의 1이 A씨 명의였다.

A씨는 “2016년 10월 이 사업의 타당성 재조사가 통과돼 이듬해 1월 보고서가 공개되는 등 사업에 비밀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주말농장을 하려고 어머니 주도로 땅을 샀고, 해당 토지는 사업과 별다른 영향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타당성 재조사 보고서가 게시됐더라도 지번, 세부 도로내역 등 자세한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고, 일반에 알려진 추상적 정보와 A씨가 직접 사업을 추진하며 얻은 구체적 사실은 분명히 가치가 다르다고 봤다. 또 토지 매매 직후 별다른 경작 행위가 없는데다 실제 땅값이 상승한 점 등을 토대로 토지 가격 상승을 기대해 땅을 산 것으로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공무원이 업무 중 알게 된 비밀을 사적으로 이용해 공무집행의 투명성과 공정성,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도로가 확정된다거나 BRT 노선이 추가될 예정이라는 등 사정이 국민에게 알려져 비밀로서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점, 피고인이 취득한 부동산 지분을 몰수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