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이 선고 이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태완 기자

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관변단체 임원에게 국민의힘 예비후보 지지를 요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갑준 부산 사하구청장이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주관)는 1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구청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아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산 사하구청장으로 선거의 공정성을 도모하고 소속 공무원들로 하여금 정치적 중립성을 준수하도록 해야 할 지방자치단체장의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러한 지위를 이용해 같은 당 소속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는 등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 사하구 갑 지역은 표 차이가 700표보다 적어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 못 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 구청장은 지난해 2월과 3월 사하구 한 관변단체 전 임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동향 후배인 이성권 당시 예비후보를 챙겨달라고 말하는 등 구청장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공직선거법 제2조(공무원의 구분)에는 지방공무원에 속하는 민선 구청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같은 법에는 공무원 등 법령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사람은 직무와 관련하거나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구청장 측은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인정하나 지위를 이용하지 않았고, 구청장이 보조금 지원에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지 않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구청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선고 직후 이 구청장은 “(1심 결과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 항소는 한 번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하구민들에게 죄송하다. 남은 기간 동안 구민들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