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원 강릉을 돕기위해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생수가 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 주차장에 가득 쌓여있다. /뉴스1

극심한 가뭄을 겪는 강원 강릉시가 오는 5일부터 시민에게 생수를 배부한다. 1인당 하루 2L씩 6일 치 분량인 12L가 제공된다.

강릉시는 3일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생수를 배부할 예정이었지만,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상은 주문진읍·왕산면·연곡면을 제외한 시민 18만여 명이며, 취약계층은 이날부터 먼저 지급된다.

시는 이날부터 이틀간 아이스아레나 주차장에 비축해둔 생수를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포함한 15곳의 배부 장소로 옮긴다. 시민들은 현장에서 직접 받으며, 고령층·장애인 등 취약 계층은 이·통장과 공무원들이 가정을 직접 찾아 전달한다. 300세대 이상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에서 생수를 전달한다.

아이스아레나 주차장에는 전국에서 보내온 생수 상자가 층층이 쌓여 ‘생수 창고’를 방불케 한다. 생수 확보에는 전국 지자체와 기업이 힘을 보탰다.

2일 기준 아이스아레나 주차장에 비축된 물량은 총 199만2524병으로, 2L짜리 105만3774병과 0.5L짜리 93만8750병이다. 시는 지난달 28~29일 사회복지 시설과 학교에 28만3433병을 우선 공급했다. 시민 정석민(34)씨는 “물이 아예 끊길까 불안했는데 이렇게 나눠준다니 조금은 안심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강원 강릉시 홍제정수장에서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차들이 급수하고 있다. /뉴스1

오봉저수지 저수율 하락세는 여전하다. 이날 저수율은 13.9%로, 전날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또다시 최저치를 경신했다. 소방차 71대를 포함한 급수차 259대가 지역 하천은 물론 속초·양양 등 인근 시·군에서 물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13일 내 저수율이 10% 밑으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릉시 관계자는 “생수 배부 과정에서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읍·면·동을 통해 배부 계획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시는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간제·격일제 급수에 들어간다는 비상계획도 마련해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