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의 힘겨루기로 인해 제주시 오등봉공원 민간특례 아파트 공사가 중단됐다.
3일 제주시와 레미콘업계 등에 따르면 오등봉 민간특례 아파트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연합회(이하 전운련) 소속 14개 업체 운전기사들이 지난달 19일부터 3주째 레미콘을 납품하지 않고 있다.
전운련 소속 레미콘 공급업체 14곳 중 1곳(운전기사 4명)인 A업체가 지난달 민주노총으로 이적하면서 양대 노총간 갈등이 발생했다. 이에 전운련이 민주노총 조합원이 있는 A 레미콘업체를 공사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시멘트 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한국노총 전국레미콘운송연합회가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레미콘 제조사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노동자의 자유로운 노조 활동 권리까지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태의 본질은 전운련이 민주노총에 가입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압박하기 위해 납품을 거부한 데 있다”며 “사업시행자인 호반건설은 공사 중단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고, 관할 지방 자치단체도 건설현장 안정화를 위해 관리·감독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전운련은 A업체가 조합원들에게 노조 전환을 강요하고 일부 직원을 일방적으로 해고해 불가피하게 대응에 나섰다고 반박했다.
시공사인 호반건설에 따르면 양대 노총의 갈등으로 타설 작업 중단 사태가 장기화 경우 현장 근로자 500여 명의 끊길 수도 있다고 호소했다.
오등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제주시 도심 최대 규모 공원인 오등봉공원(76만여㎡)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일부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조성해 제주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시공사인 호반건설은 지난해 8월 착공해 지상 15층·지하 3층 총 1401세대와 공연장 등 문화·공원 시설을 조성하는 등 2027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