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에 정부가 재난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지난달 31일 강릉 오봉저수지에 강바닥이 드러나 있다/ 장경식 기자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강원 강릉시에 올여름 306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도는 올여름 강릉 경포해수욕장 등 도내 83개 해수욕장에 865만208명의 피서객이 찾았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777만4956명)보다 11.3% 늘어난 수치다.

특히 강릉엔 306만6872명이 찾아 동해안 6개 시·군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253만9132명)보다 21% 늘어난 수치다.

여름 관광은 흥행을 거뒀지만, 강릉 지역사회는 마냥 웃을 수 없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속에 피서객까지 몰리면서 물 부족이 더욱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올여름 강릉의 폭염 일수는 40일, 열대야 일수는 43일에 달했고 강수량은 187.9㎜에 불과해 1917년(187.4mm) 이후 108년 만에 두 번째로 낮았다.

강릉의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14.2%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또 경신했다.

2일 극심한 가뭄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강원 강릉시의 실내 및 실외 공공 체육시설이 본격적으로 폐쇄되고 있다. /연합뉴스

강릉시는 지난 1일부터 세대별 수도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지역 내 모든 체육 시설도 폐쇄했다. 주민들도 샤워 횟수를 줄이고, 일부 식당은 저녁 장사를 접는 등 자발적으로 물 절약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저수율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시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지면 시간제·격일제 급수를 시행키로 했다. 또 0%까지 떨어지면 차량 운반 급수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30일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가뭄 같은 자연재해로 재난 사태를 선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