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 전경/뉴스1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연결하는 화물선이 9월 초 취항한다.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제주항이 57년 만에 국제 화물선이 정기 운항하는 실질적인 무역항으로 역할을 하게 됐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제주항~칭다오항 간 신규 항로 개설을 승인하고, 중국 측에 이를 전달했다. 이번 항로는 지난해 11월 중국 선사가 해양수산부에 개설을 신청한 이후 8개월간의 협의 끝에 이뤄졌다. 앞으로 운영 선사 평가(황해정기선사협의회)와 양국 정부의 확정, 선박 회사의 해상 운임 공표, 운항 계획 신고 절차를 밟고 내달부터 운항에 나선다.

제주항은 1968년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래 57년 만에 국제 컨테이너 화물선이 정기 운항한다. 기존에 제주 수출품은 부산항을 거쳐 중국에 보낼 경우 컨테이너(TEU) 1개당 204만원이 들어갔다. 중국에 직접 수출을 하면 119만원으로 85만원(41.6%)이 절감된다. 연간 수출 물동량에 대한 절감액은 8400개 컨테이너를 운반할 경우 71억원, 1만400개 컨테이너를 수송하면 88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운송 시간도 부산항 경유 대비 최소 2일 이상 단축된다. 날씨로 인한 운송 중단이나 통관 지연 등의 불확실성도 줄어든다. 특히, 소규모 물량을 가진 중소기업도 제주항에서 다른 화물과 함께 묶어서 수출이 가능해 중국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신규 항로는 내수시장을 넘어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를 제공해 지역경제에 다방면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수출되는 주요 품목은 먹는 샘물인 삼다수, 용암해수, 냉동 수산물 등이다. 수입품은 건설 자재와 레진(삼다수 페트병 원료), 양식 사료, 호텔·식당에서 소비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식재료·생필품 등이다.

제주도는 항로 개설에 대비해 제주항 내 보세구역을 지정했다. 제주항에는 시간당 15~20개 컨테이너를 처리할 수 있는 하버 크레인과 운반 장비를 설치했다. 한편 중국 산둥원양해운그룹(산둥선사)이 보유한 화물선은 7500t급으로 길이 124.5m, 너비 20.8m로 최대 712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할 수 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2023년부터 산둥성과의 교류 협력과 지방정부의 외교 노력으로 제주항을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육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제주항의 국제 물류 기능 강화와 동북아 해상 물류 환적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