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내 전경./조선일보DB

제주지역 경기침체와 인구 감소로 부동산 활황세가 꺾이면서 부동산 경매 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4일 제주지법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제주에서 진행된 법원 경매 건수는 3651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 3085건과 비교해 566건(18.3%) 급증한 것이다.

이같은 경매물건 건수는 역대 가장 많다. 연간 최다 경매 물량이 나왔던 2008년 상반기 3434건보다도 217건(6.3%)이 많았다. 2008년 당시에는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1년 동안 제주지법 경매 물량이 8024건이 쏟아졌다.

올해 제주지법 경매 물량은 현 추세대로라면 작년 6079건에 이어 2년 연속 6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경매 물량은 쏟아지고 있지만, 매각률과 매각가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제주지법 경매 물량 매각 건수는 692건으로 매각률은 19%에 그쳤다. 또 경매 물량의 총 감정가는 4027억 8711만 원이었지만, 매각가는 2003억 5603만원, 매각가율은 49.7%였다. 전년 동기 매각률 22.8%, 매각가율 56.5%와 비교하면 각각 3.8%포인트(p), 6.8%포인트 낮은 것이다.

매각률 편차는 용도별로 컸다. 상반기 제주지법 경매 물량의 용도별 현황을 보면 아파트 97건(130억 6200만 원), 단독주택 및 다가구주택 213건(342억 9249만 원), 연립주택 및 다세대 317건(217억 5353만 원), 토지 1313건(1364억 8761만 원), 자동차 및 중기 162건(10억 7960만 원), 오피스텔 및 근린시설 532건(307억 2074만 원), 기타 1017건(1653만 9116만 원)이었다.

이중 아파트 매각률은 39.2%였지만,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 등 업무용 건물 매각률은 12.2%에 그쳤다. 토지 매각률도 15.2%에 머물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사업장과 개인 물량이 경매로 나오고 있다”며 “실수요자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데다 불황이 이어지면 관망세가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