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사진 가운데)이 2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천원주택 입주 행사에서 주형환(왼쪽 두번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및 입주자 가족 등과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천원주택에 살면서 열심히 돈을 모아, 몇 년 뒤엔 꼭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 싶어요.”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 사는 하모(여‧29)씨는 요즘 새 가구를 고르고, 집안 짐 정리를 하는 등 이사 준비를 하며 설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주택 신혼부부 등이 하루 1000원 정도인 한달 3만원의 임차료로 최장 6년간 살 수 있는 이른바 ‘천원주택’ 입주자로 선정돼 오는 16일 입주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씨가 살게 될 천원주택은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2023년 12월 준공된 숭의동의 한 신축빌라로, 약 72㎡ 면적에 방이 3개다. 4살짜리 아들과 11개월 딸 쌍둥이를 키우면서 남편과 함께 살아가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24년 인천도시공사가 매입한 이 빌라는 전용면적 60∼77㎡ 규모의 44세대로 구성됐다. 가구당 방이 2∼3개이고, 주차면도 44면을 갖추고 있다. 경인전철 1호선 제물포역이 걸어서 7분 거리에 있고, 주변에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이 있다.

하씨는 “무엇보다 세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 천원주택 바로 옆에 있어서, 그 부분이 가장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비해 보증금과 임차료 부담이 절반 이상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곳에 최대한 오래 살면서 열심히 저축해, 새 아파트를 분양 받아 이사 가고 싶다. 새 이웃들과도 함께 재미있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천원주택 입주가 7월 중 본격화된다.

지난달 5일 500명이 입주자로 선정됐는데, 하씨처럼 1~200번째로 선정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입주를 원하는 천원주택을 선택하고 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계약을 마무리한 사람들은 계약일 기준 60일 이내에 700만~1200만원의 보증금 납부와 입주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 현재 17가구가 입주를 마무리했다.

201~400번째로 선정된 사람들은 이달 중, 401~500번째로 선정된 사람들은 8월 중 각각 입주할 천원주택 선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인천시는 선정된 입주자들을 위해 총 551가구의 천원주택을 확보해 놨다. 지역별로는 미추홀구가 253가구로 가장 많고, 서구가 126가구, 남동구 98가구, 계양구 53가구, 부평구 13가구, 중구 8가구 등이다.

천원주택은 신혼부부 등의 주거비 부담을 대폭 낮춘 정책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3월 입주자 모집 결과, 500명 모집에 3681명이 신청해 7.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천시는 2일 하씨가 입주를 앞둔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천원주택에서 입주 기념행사를 가졌다.

행사에선 유정복 인천시장이 하씨 등 입주자들에게 열쇠 모양의 입주 증서를 전달했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천시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유 시장은 “인천시는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선도적으로 천원주택 정책을 시행했다”며 “앞으로도 신혼부부가 안정적인 주거 환경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거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