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온 듯한 여행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린 시절 해외로 떠나야 했던 입양인에게 제주 여행을 통해 모국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제주드림타워는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덴마크·영국 등에 거주 중인 입양인과 그 가족을 제주로 초청해 ‘제주와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여행(Soul Home Journey with Jeju)’ 프로그램을 진행했다고 12일 밝혔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가 방문지 섭외, 체험 프로그램 설계 등 현장 지원을 맡고, 제주드림타워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참가자 전원에게 숙박을 지원했다.
이번 행사에는 입양인 79명과 가족 10명 등 8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성산일출봉과 금능해수욕장, 돌문화공원, 해녀박물관 등 제주의 대표적인 자연·문화 유산을 탐방하고, 해녀 공연을 관람하며 제주의 생태와 문화를 체험했다. 흑돼지 구이 등 한국 음식도 다양하게 맛봤다.
마지막 날인 11일에는 제주국제공항에서 환송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현장을 찾아 참가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오 지사는 “제주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아픔과 회복, 새로운 희망이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제주가 마음의 고향으로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제주를 찾은 입양인들은 1951년에서 1975년 사이 태어난 50~70대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해외 입양인의 모국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미앤코리아(Me&Korea)’를 통해 이번 일정 공고를 접하고 자비로 항공료를 부담해 제주로 왔다.
방문자 중 최고령인 에스텔(74·한국 이름 강현숙)씨는 “천국에 온 듯한 여행이었다”며 “제주가 보여준 진심 어린 환대를 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양 가족을 대표해 감사 인사를 전한 리사 잭슨(63)씨는 “친절함과 따뜻함으로 가득 찬 여행이었다”면서 “제주 해녀의 용기와 제주의 역사,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시 제주를 찾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모두 7·8세에 미국으로 입양됐다.
참가자들의 제주 여행 소식은 자국 커뮤니티와 해외 입양인 네트워크를 통해 널리 전파될 예정이다. 제주도와 관광공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형성된 정서적 유대와 감동적 경험이 제주를 세계에 알리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