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를 뒤덮어 악취와 미관을 해치는 ‘골칫덩어리’인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가 화장품 원료로 변신한다.
제주도는 해양 폐기물로 처리하던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를 제주지역 해양 바이오 기업에 원료(생초)로 공급해 화장품을 시범 생산하는 사업을 이달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도는 연료운반선을 활용해 해상에서 해조류를 수거해 업체당 최대 10t 이내를 공급하고, 업체는 건조·추출 작업을 거쳐 샴푸바나 비누 등 향장품 시범 생산에 활용한다.
괭생이모자반은 항산화와 보습력에 탁월한 후코이단과 폴리페놀 등 기능성 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구멍갈파래에는 항염증·항산화와 피부톤 개선 효과가 있는 울반과 폴리페놀류가 다량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달 중 누리집을 통해 참여 기업을 모집한다. 선정된 업체는 오는 12월까지 제품 개발과 시범 생산을 추진한다.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는 식용으로 활용하기 어려우며, 제주 해안에 대량 밀려와 경관을 해치고 썩어가면서 악취도 유발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은 동중국해 연안 담치 양식 부이 등에 붙어 자라다가 떨어져 공해상에서 떠다니다 제주 연안으로 유입된다. 올해는 예년보다 유입 시기가 빨라져 1월부터 일부 연안에서 발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 12월부터 외국에서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을 유해 해양 생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구멍갈파래는 해수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만 형태 지역에서 부영양화와 용천수 등의 영향으로 성산읍과 조천읍 등지에서 대량 발생한다. 주로 수온이 높은 6∼10월 조간대 지역에서 급속히 증식한다.
괭생이모자반과 구멍갈파래는 현재 수거해 건조한 뒤 농지 개량용으로 농가에 보급하거나 폐기물 처리 업체에 위탁 처리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제주에서 수거 처리된 괭생이모자반 양은 2021년 9756t, 2022년 412t, 2023년 201t, 2024년 921t, 올해 5월 현재 321t 등 총 1만1611t이다. 구멍갈파래는 2021년 5106t, 2022년 5409t, 2023년 3585t, 2024년 9873t, 올해 5월 현재 912t 등 총 2만4088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