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등으로 한반도의 기후가 바뀌는 가운데 경북 포항에 아열대 작물연구소가 생긴다.
경북도는 200억원을 투자해 2031년까지 포항에 4만9500㎡ 규모의 아열대 작물연구소를 연다고 10일 밝혔다. 지자체가 바나나, 망고 등 아열대 농작물을 연구하는 연구소를 내는 건 처음이다.
경북도가 연구소를 차리는 건 온난화로 경북도의 주력 상품인 사과와 포도, 복숭아의 재배지가 계속 북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사과는 강원 양구가 주산지로 불린다. 2018년 128ha에 132곳이던 사과재배 농가는 2024년 345ha에 225곳으로 늘었다.
꾸준한 기온 상승은 과수 재배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경주, 포항, 고령 등 경북 지역에서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는 2021년 157곳에서 지난해 206곳으로 31% 증가했다. 재배 면적 기준으로는 37.5ha에서 63ha로 68% 증가했다.
연구소를 짓는 포항 지역의 최근 5년간(2019~2024년) 겨울 평균 기온은 전국 –0.59도 보다 3.06도 높았다. 또 10도 넘는 월 평균 기온도 내륙(7.03개월)보다 한 달(8.8개월) 이상 길었다. 겨울 평균 기온이 5도, 월 평균 10도 이상 8개월 초과할 때 아열대 기후로 보는데 진입단계로 근접한 것이다.
박준흠 경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장은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1.5도 상승했다”며 “갈수록 짧아지는 겨울과 상승하고 있는 평균기온 때문에 아열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아열대작물 전문연구기관은 제주도에 2008년 설립된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와 1991년 설립된 감굴연구센터가 있다. 사업비 370억 원을 투입된 전남 아열대작물실증센터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3곳 모두 농촌진흥청 산하 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