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135금성호 침몰 사고 실종자 수색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산 선적 대형 선망 어선 135금성호(129t급)는 지난 11월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선원 27명(한국인 16명, 인도네시아인 11명) 중 한국인 선원 4명이 숨졌고, 한국인 선원 8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2명 등 10명이 실종 상태다.
해경은 25일간의 집중수색을 마무리하고 지난 2일 야간수색부터는 ‘지속적 광범위 수색’으로 전환해 실종자 수색을 이어오고 있다. 지속적 광범위 수색은 집중수색보다 투입되는 인원과 장비의 규모를 줄이고 경비함정이 평상시 임무수행과 실종자 수색을 병행한다는 것이다.
또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7일부터 육상 수색방식을 ‘일상조업 병행 수색’으로 전환한다. 해안가 수색에 투입된 군, 경찰 등이 철수하고 대신 어민과 바다환경지킴이 등이 일반 활동을 하면서 육상 수색을 병행하는 형태다.
사고 발생 이후 현재까지 해상수색에 동원된 함선과 어선은 누적 810척(해경 함정 505척, 군 69척, 관공선 162척, 민간 어선 74척), 항공기 138대다. 육상 해안가 수색에는 총 1만482명의 인원이 투입돼 광범위한 수색을 펼쳤다.
하지만 침몰된 어선 근처에서 실종자가 발견된 지난달 10일 이후 추가 실종자 발견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사고 발생 한 달이 다 돼가도록 수심 90m 해저에 침몰한 금성호 선체로 진입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수심 10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민간구난업체 소속 심해잠수사들이 투입됐지만 변덕스러운 겨울 날씨 탓에 이들의 수색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게다가 135금성호 선체와 연결된 길이 1200m, 너비 100m에 달하는 방대한 그물이 선체 진입을 방해하고, 심해 속 50㎝밖에 안 되는 좋지 않은 시정도 수색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금성호 침몰 사고 원인에 대한 해경의 수사도 지지부진하다. 해경은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금성호와 함께 조업했던 선박과 출항지 인근 방범카메라(CCTV) 영상 자료를 확보해 분석을 마쳤고, 부산에 있는 선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선박 관리와 관련한 서류 등을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그런데도 선박 구조물의 불법 증·개축 여부 등 선체 복원성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관리 부실이 있었는지 여부는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 관계자는 “수중에 침몰한 선체를 인양해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사고 당시 해상 기상이 양호했던 것으로 보아 금성호는 그물을 끌어올리는 양망 과정에서 평소보다 많은 어획물로 인해 우측으로 기울어져 전복돼 침몰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침몰한 135금성호 선체를 인양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겨울철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침몰한 해역의 물살이 세고 수심 90m 바닥에 가라앉아 있어 인양에는 고도의 전문기술이 필요하다. 전문 해난구조업체가 맡아야 하는데 그럴 경우 인양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