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일 해경이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조개채취용 트랙터를 동원해 인골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해경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잇따라 발견된 사람 뼈의 신원이 확인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 2월과 3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인골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영일대 전망대에서 실종된 50대 여성 A씨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21일 밤 12시 48분쯤 영일대 전망대에서 실종됐다. 실종 당시 A씨는 검은색 상·하의 위에 검은색 점퍼를 착용했다. 하지만 정자누각에 가방과 휴대폰 등 소지품만 남긴 채 그의 행적은 묘연했다. 경찰이 방범카메라(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는 영일대 전망대로 들어가는 모습은 확인됐으나 나오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후 영일대해수욕장 일대에선 정체불명의 사람 뼈가 잇따라 발견됐다. 지난 2월 25일 오후 30cm 크기의 사람 정강이뼈가 이 일대에서 조깅을 하던 한 시민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A씨가 실종된 지 35일 만이다.

이어 3월 1일 발목뼈의 일종인 목말뼈가 발견됐으며, 같은 달 2일에는 발꿈치 뼈와 노뼈(아래팔 뼈), 3일에도 발가락뼈 등을 행인들이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발견된 인골의 크기는 작게는 3~4cm, 큰 것은 20~40cm 내외로 총 5개. 모두 A씨가 실종된 인근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 200m 내에서 발견됐다.

인골 조각이 잇따라 발견되자 해경은 지난 3월 3일 영일대해수욕장 백사장 일대를 조개채취용 트랙터와 인력을 투입해 샅샅이 수색했으나 더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이 발견된 5개의 인골을 국과수에 보낸 결과, 모두 한 사람의 것으로 지난 1월 21일 영일대 전망대에서 실종된 A씨 DNA와 모두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A씨는 실종 하루 전날인 지난 1월 20일 충남 홍성에서 집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같은 달 24일 가족들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됐고, 포항 경찰에게도 전달돼 실종 수사가 진행됐다. A씨는 우울증 등의 병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영일대해수욕장 인골 사건’에 대해 일부 현지 주민들 사이에선 ‘물고기가 사람을 잡아먹어 뼈만 남았다’, ‘살인 사건이다’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성하다.

해경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A씨가 실종될 당시 시신 부패가 느린 겨울이라는 점, 실종 한 달여 만에 육신과 옷가지 등은 없고 분리된 뼛조각만 잇따라 발견된 점 등 매우 미스터리한 사건”이라며 “정확한 사건 실체에 대해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