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에 유명 투자전문가의 조작 사진을 이용한 광고를 내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거액을 챙긴 사기 조직이 적발됐다.
경기남부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공모주 주식 리딩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피해자 85명으로부터 186억원을 받아 가로챈 투자사기 조직 국내총책 A(37)씨 등 11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구속된 피의자에는 자금책·자금세탁책·인출책 등이 포함됐다. 또 해외로 도주한 관리책 등 3명은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했다.
이들은 작년 8월부터 10월까지 유튜브,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유명 주식 전문가의 사진과 함께 “무료 주식투자 강의를 해 준다”는 내용의 광고를 올렸다. 또 광고에 소개된 링크를 보고 응한 피해자들을 텔레그램이나 네이버 밴드 등 단체 대화방으로 유인했다. ‘백억 프로젝트’ 등의 명칭을 사용한 대화방에서는 투자전문 교수 2명의 이름을 앞세워 상담을 하며 공모주 주식 리딩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였다.
이런 수법으로 이들은 대포통장 11개로 투자금 약 186억원을 이체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투자관련 책자를 무료로 보내주고, 가짜 해외 유명증권회사 주식거래 어플을 이용해 실제 많은 수익이 창출되는 것처럼 속였다. 가공의 인물인 투자전문 교수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에서 등장하도록 허위 온라인 기사를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이들은 초기에는 투자수익이라며 50만원, 500만원 등을 돌려주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투자 전문가가 등장하는데다 주식거래 어플이 외관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믿고 투자했다고 진술했다. 개인별 피해금액은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검거한 국내총책 2명은 귀화한 중국인과 중국국적자로 파악됐다. 이들은 중국과 캄보디아에서 활동하는 해외총책과 공모해 한국어에 능통한 중국인들을 통역책으로 고용, 피해자들을 상대로 투자권유 상담 등의 임무를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작년 10월 유명인 사칭 투자사기에 대한 경찰청의 집중수사 방침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또 이체된 투자금들이 인출돼 백화점 상품권으로 세탁된 정황을 포착하고 인출책을 시작으로 점조직으로 이루어진 자금세탁책·국내총책을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인터폴 적색수배자 3명에 대해 관련 국가와 지속적인 국제공조에 나서는 한편 범행 가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 투자 리딩방 사기, 스미싱 등 악성사기 근절을 위한 강력한 집중단속과 함께 범죄수익금의 몰수·추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김성택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리딩방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원금 손실 없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의심하고, 금융감독원에 신고를 한 유사투자자문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