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유일하게 행정기관이 운영하는 54년 역사의 도축장이 문을 닫는다. 대구시는 북구 검단동의 축산물도매시장 도축장이 위탁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1일부터 폐쇄한다고 31일 밝혔다.
대구시에 따르면 1970년 1월 달서구 성당동에 처음 개설된 시립 도축장은 이후 서구 중리동을 거쳐 2001년 5월 현재의 북구 검단동으로 이전했다. 신흥산업이 위탁받아 50년 넘게 소·돼지를 가공해 주로 대구 지역에 고기와 부산물 등을 공급했다.
하지만 그동안 도축장을 위탁 운영해온 업체에선 대구시가 일방적으로 시설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축장과 맞물린 부산물 상가들도 존폐 위기에 내몰린 건 마찬가지. 2026년까지 한시적으로 영업할 수 있다.
부산물 상가 한 상인은 “도축장이 없어지면 누가 방문해 부산물을 구입하러 오겠냐”며 “경기침체 영향에다 매출 급락으로 이어져 생계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예정대로 도축장 폐쇄할 방침이다. 시는 도축장 폐쇄에 대해 당초 설치 목적과 기능을 상실한 점, 20년 넘는 노후시설 유지보수 등 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점 등을 지적했다.
또한 군위군 편입으로 소 100두, 돼지 1500두를 처리할 수 있는 군위민속LPC를 보유하게 됨에 따라 대구시가 직접 도축장을 운영할 필요성이 더욱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축 물량 감소와 과도한 적자 누적이 도축장 폐쇄를 추진하게 된 배경”이라며 “폐쇄 후 후적지는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로 활용하는 등 시민들의 편의를 증대시킬 시설물이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