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이선균씨와 관련된 수사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받는 현직 경찰관이 21일 체포됐다. 이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작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A씨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이씨가 관련된 마약 사건의 수사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소속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날 A씨가 근무했던 부서의 사무실을 포함해 인천경찰청에 대한 압수 수색도 벌였다.
A씨가 유출한 수사 정보는 작년 10월 18일 작성된 ‘연예인·유흥업소 종사자 등 마약류 투약 사건 수사 진행 보고’로 파악되고 있다. 이 문건에는 이씨의 실명과 신분(피의자), 직업(영화배우) 등이 적시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은 문건 작성 다음 날인 작년 10월 19일 언론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이씨는 이보다 앞서 10월 14일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추가로 유출한 수사 정보는 없는지, 다른 경로를 통해 유출된 사례는 없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이씨는 작년 10월 이후 3차례에 걸쳐 인천경찰청의 소환 조사를 받았으며, 3차 소환 조사 나흘 뒤인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소변·모발·체모 등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받았으나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찰이 구체적인 물증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정보를 외부로 유출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