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을 품은 인천시가 세계 초일류 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1000만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은 지난 6월 재외동포청 출범 기념행사에서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축하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 /인천시

인천시가 ‘세계 초일류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대에 섰다. 지난 6월 인천에 둥지를 튼 재외동포청 출범을 계기로 세계 10대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게 인천시 구상이다.

재외동포청은 750만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정책의 수립과 시행, 대외동포 지원, 서비스 정책 이행 등 재외동포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지난 6월 인천에 문을 열었다. 인천은 1902년 우리나라 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그해 12월 제물포항에서 120여명의 한국인이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로 향했다. 우리나라 최초 해외 이민 사례다.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 보호와 지원은 물론, 재외동포와 모국 간 교류 협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세계 곳곳의 한인 네트워크가 촘촘히 연결돼 다양한 정보와 경험을 서로 공유하도록 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이런 재외동포청을 품게 된 인천시는 세계 초일류 도시로 가기 위해 ‘1000만 도시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000만 도시 인천 프로젝트’는 750만 재외동포와 300만 인천시민을 잇는 핵심 앵커기관인 재외동포청 개청을 계기로 인천을 세계 한인들의 수도이자 본국 활동의 거점도시로 조성하기 위한 종합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화상 네트워크가 성장 동력이 된 홍콩·싱가포르, 전 세계 유대인 네트워크가 만든 이스라엘처럼 재외동포청이 있는 인천이 전 세계 한인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거듭나 글로벌 도시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인천시는 ‘세계 10대 도시 도약’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번 1000만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재외동포 거점도시 조성 ▲한상 비즈니스 허브 육성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 육성 ▲디아스포라 가치 창조 등 4대 전략과 16개 세부 과제 등을 담고 있다.

인천시는 우선 인천을 재외동포의 수도이자 모국 활동의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재외동포를 위한 원스톱 서비스 지원기관인 ‘재외동포 웰컴센터’ 설립을 추진한다. 재외동포 웰컴센터는 인천시가 재외동포청 유치 확정 전부터 계획했던 기관으로, 지난 6월 2일 구성된 재외동포 웰컴센터 기획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운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 최초의 외국인 전용 거주 단지인 아메리칸 타운에 이어 재외동포 전용 주거 단지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밖에 재외동포 전용 의료서비스, 관광 프로그램 등 인천에서의 소비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재외동포청으로 이어지는 대중교통을 조속히 확충해 재외동포의 접근성도 높일 방침이다.

인천시는 재외동포가 투자·경제활동을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상 비즈니스 센터를 설립해 재외동포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 설루션을 제공하고, 한인회관 조성, 주요 한인 단체 본부 유치 등으로 한인 결사체의 활동 거점을 인천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또, 2022년 송도에서 개최한 세계한인회장대회와 같은 주요 재외동포 행사를 인천에서 지속 개최해 한인 경제인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상 비즈니스 허브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참석해 내년 우리나라에 열릴 22차 대회의 인천 유치를 위한 활동을 했다.

또 미국 내 최대 한인상공인단체인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와 ‘한상 비즈니스 허브 육성 및 경제 교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투자 유치와 내년 대회 인천 유치를 위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시는 또 인천과 전 세계를 연결하는 재외동포 민간 경제·외교 사절단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재외동포를 인천시 자문관으로 위촉하고, 자매·우호도시를 확대해 재외동포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인천시 주요 행사에 재외동포를 초청해 인천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재외동포 자녀 등 차세대 한인 초청, 학업·취업 지원 등 미래 네트워크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개방성과 포용성, 다양성을 갖춘 디아스포라 가치 창조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디아스포라 도시브랜드 강화를 위해 전국 최초의 이민사박물관인 한국이민사박물관 확대 등을 추진하고 디아스포라 영화제 등 재외동포를 주제로 한 문화행사를 활성화해 재외동포에 대한 시민 포용력을 높일 예정이다. 재외동포 관련 학술행사, 포럼 개최 등 디아스포라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관내 재외동포 커뮤니티의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할 방침이다.

지난 6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부영타워 재외동포청 청사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기철 초대 재외동포청장에게 재외동포청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인천시

인천시는 최근 ‘인천시 재외동포 지원 협력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 했다. 750만 재외동포 네트워크 강화와 사회·경제적 시너지 효과 창출 도모 등 재외동포 지원 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가 크다.

이 조례안은 인천시를 방문하거나 시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지원·협력을 위한 재외동포웰컴센터의 설치·운영 규정을 담고 있다. 재외동포웰컴센터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주거·의료·관광·교육 등 분야의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조례안은 또 재외동포 지원 협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토록 하고, 재외동포 지원 협력 업무 추진을 위한 재외동포자문위원을 두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번 조례안은 인천시의회 심의 절차를 거쳐 12월 공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천시는 재외동포 관련 업무를 전담할 ‘글로벌비즈니스협력단’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도 추진 중이다. 지난 18일 입법예고된 ‘인천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보면, 글로벌비즈니스협력단은 ▲재외동포 관련 정책·네트워크 구축에 관한 사항 ▲한인거점도시 조성에 관한 사항 ▲외국인·다문화가족 지원에 관한 사항 ▲기업, 내·외국인 투자유치에 관한 사항 ▲국제교류·협력에 관한 사항 등을 전담하게 된다.

인천시는 중장기적으로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한상 관련 정기행사 개최, 주요 한인 단체 유치·사무소 지원 등 재외동포의 문화·경제 활동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2030년까지 재외동포 주거타운 구축, 광역 교통망 확충 등을 추진해 인천이 재외동포의 수도이자 본국 활동의 거점도시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은 1883년 개항 이래 대한민국과 세계를 이어왔고,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산업 발전과 글로벌 투자 유치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재외동포청 개청과 함께 인천시는 앞으로 300만 인천시민, 750만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세계 초일류도시로 도약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우뚝 서는 데 앞장 서겠다”고 했다. 이어 “세계 초일류도시로 나아가는 인천의 앞길에 아낌없는 관심과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