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이 올해 지정 20주년을 맞았다. 송도, 영종, 청라국제도시로 이뤄진 인천경제자유구역은 대한민국의 경제자유구역을 선도하며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전경. /인천경제청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의 시작을 알린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올해 지정 20주년을 맞았다. ‘외국인 투자유치 기반의 국가경쟁력 향상’이 지정의 주된 목표였다, 2003년 8월 전국에서 처음 지정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송도와 영종, 청라 등 209㎢ 부지(현재 122㎢ 규모로 조정)를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출발했다. 지정 2개월 뒤인 10월 출범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국제도시 부지 마련을 위한 공유수면 매립을 진행하면서 아일랜드, 미국, 독일, 중국 등 해외로 나가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알리고 투자자를 찾았다. 중앙부처와 국회를 찾아 각종 제도 개선과 국비 지원을 요구하고,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연장선, 인천대교 등 교통망을 확충해갔다. 정주 여건을 갖추는 일도 소홀함 없이 추진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그렇게 조금씩 성장했고, 국내 경제자유구역을 선도하며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직접투자(FDI) 실적 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 7월말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의 누적 FDI 147억5600만 달러로, 전국 9개 경제자유구역 FDI의 70% 규모에 달한다. 외투 사업체도 개청 당시 3개에서 206개로 약 69배가 증가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포함돼 있는 송도국제도시는 글로벌 바이오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송도바이오클러스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은 이미 세계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기준 116만ℓ 규모로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2030년까지 송도 4·5·7·11공구의 산업시설·교육연구용지 일대 총 200만㎡에 조성 중인 송도바이오클러스터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우리나라 빅 3 바이오 기업이 들어서 있다. 머크, 싸토리우스 등 글로벌 원부자재 기업들도 대규모 연구개발‧제조시설 투자를 지속하면서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송도 11공구 내 바이오의약 플랜트 건립을 추진키로 했다.

송도엔 바이오 의약품 관련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와 바이오 공정 개발 연구 수행 등을 지원하는 ‘제약바이오실용화센터’가 내년 준공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설립할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 정부의 ‘K바이오 랩 허브’도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국제도시의 경우 항공·물류와 관광·레저 분야를 중심으로, 청라국제도시는 금융·첨단산업·유통 분야를 중심으로 각각 성장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세계 여러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규제 개혁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경제자유구역 내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신규 사업에 대해 타당성 조사와 투자심사의 면제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자유구역에서 추진되는 사업 대부분이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중앙 부처 간 협의와 경제자유구역위원회 심의를 거쳐 타당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이 신속히 추진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의 개발 이익 재투자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는 기반시설이나 공공시설 설치 비용 등으로 개발이익을 재투자할 수 있는데,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이미 이들 시설이 충분히 설치된 만큼, 재투자 대상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출범 20주년을 맞아 ▲뉴홍콩시티 프로젝트 ▲국제금융도시 ▲제4차 산업혁명 기업도시 ▲글로벌 바이오 허브도시 ▲미래 스마트 시티 ▲K-콘텐츠 도시 ▲관광·레저 허브도시 등을 새로운 7대 비전으로 제시했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20년 만에 이 같은 빠른 속도로 도시를 만들어냈다는 건 시민과 국가적 차원의 성공 사례”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를 뛰어넘는 초일류 글로벌 도시로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