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전동훈·류사라씨가 운영하고 있는 강원 춘천시 감자빵집에서 부부가 직접 만든 감자빵과 고구마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정성원 기자

20일 오후 1시 강원 춘천시 신북읍 육남매감자빵.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칠남매의 아빠 전동훈(50)씨와 엄마 류사라(43)씨가 쉴 새 없이 손을 놀리며 감자빵을 만들고 있었다. 감자빵 주문 전화도 쇄도했다. 전씨는 “지난 7월 일곱째 성우 출산 기사가 조선일보에 실린 뒤 감자빵 주문이 열배는 늘었다”며 “일손이 모자라 성우는 육아 도우미에게 맡긴 채 아내도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 춘천시의 산골 가일마을에 사는 전씨 부부는 지난 7월 10일 일곱째이자 막내인 성우군을 출산했다. 출산 소식이 알려지자 곳곳에서 축하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전씨 가족은 출산 전과 모든 게 바뀌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경제적 안정을 찾았다. 감자빵 가게의 매출은 성우 출산 이전인 지난 6월과 비교해 10배가량 늘었다. 지난달 22일엔 국내 대표 컴포트화 기업인 김원길 바이네르 대표가 칠남매 교육비로 1억원을 쾌척해 양육비 부담도 덜었다. 일동후디스도 성우군의 분유를 후원했다.

강원도는 강원교육청과 칠남매의 장학금 지원을 협의 중이며, 주거복지자활센터·한국토지주택공사 등과 집수리와 임대주택 지원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류씨는 “성우가 우리 집 복덩이”라며 “많은 분이 도움을 줘 아이들 역시 행복해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애도 더욱 돈독해졌다. 대학생인 첫째 태랑(19)군은 수업이 끝나면 곧장 가게로 와 일을 돕고, 둘째 해준(17)군과 셋째 수(15)양은 청소와 설거지, 빨래 등 엄마 대신 집안일을 책임진다. 넷째 성진(12)군, 다섯째 성은(9)양, 여섯째 성실(4)군은 막내 성우 담당이다. 전씨는 “막내 기저귀 가는 일까지 모두 아이들이 해주고 있다”며 “성우 곁으로 가족이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크게 늘었다”고 했다.

춘천 시내에 있는 감자빵 가게 ‘육남매감자빵’ 간판도 조만간 ‘칠남매감자빵’으로 바꿀 예정이다. 전씨는 “상호도, 간판도 그냥 사용하려고 했는데 성우가 크면 서운해 할 것 같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씨 가족은 그동안 받은 도움에 대한 보답으로 성우가 출생 백일을 맞는 내달 17일 이웃 주민들을 초대해 마을 잔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