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지난해 12월19일 오전 제주시에 있는 제주 진보정당 간부 B씨의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 혐의는 국가보안법 위반 등이다./뉴스1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제주간첩단 간부 3명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은주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53)과 고창건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53), 박현우 전 진보당 제주도당 위원장(48)이 신청한 국민참여재판에 대해 배제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내용이 매우 많고, 관련 사실관계도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의 행위까지 포함하면 매우 넓다”며 “여기에 앞으로 공판에서 밝혀질 사실관계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특히 “이번 사건은 국가기밀의 범위 등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친숙하지 않은 법적 개념에 대한 치밀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현재 증거능력을 두고 양 측이 심각하게 다투고 있는데 배심원에게 어떤 증거를 제시할 지를 두고 더 다툼이 벌어지면 공판 자체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고인들의 변호인은 “국민참여재판의 취지에 어긋난 결정”이라며 항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사건 피고인 3명은 북한으로부터 하달받은 조직 결성 지침과 조직 강령·규약 등을 토대로 제주에서 이적단체를 구성·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강 전 위원장이 직접 관리한 여성농민·청년·학생 부문 조직을 맡았고, 고창건 사무총장이 노동 부문 조직과 박현우 위원장이 농민 부문 조직 등 크게 3개 하위조직을 뒀다. 구성원 수는 총 10여 명이다.

강씨 등은 북한이 제공한 암호 프로그램(스테가노그라피·Steganograpy)으로 만든 문서를 클라우드에 올려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보당 제주도당 당원 수 등 현황과 사상학습 실적, 노동·농민부문 정세, 반미국·반정부 집회 활동 등을 북한에 보고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고인 3명은 현재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