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화가 문빅토르씨와 그의 작품들. /고려인마을

광주고려인마을은 7일 “문빅트로씨가 그려온 작품들을 보전하고, 고려인들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데 잘 활용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를 위한 미술관을 짓기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려인 문빅토르씨는 이산(離散)의 아픔을 간직한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화폭에 그려낸 화가다.

고려인마을은 모두 9억원의 성금을 마련, 내년에 개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고려인마을은 카자흐스탄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그가 수술 후유증으로 어려움에 처하자 지난해 11월 고려인마을은 광주로 초청, 치료비와 체재비를 지원하며 도움의 손길을 펼쳤다.

문 화백은 현재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머물며 회복 중이다. 그는 “광주에 정착, 그림을 그리며 후진을 양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가 그려온 작품들을 기증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그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도 계획하고 있다”며 “그의 소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음이 모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빅토르씨는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 첫 도착지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1951년 출생했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살던 고려인들은 스탈린의 강제이주명령에 따라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지역으로 이주했다. 그는 1975년 알마티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1976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7년 국립고려극장 주임미술가, 1983년 카자흐스탄 풍자잡지 ‘아라쉬멜’ 주임미술가로 활동했다. 1985년부터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라트비아, 한국, 일본 등에서 개인전을, 2017년 카자흐스탄 국립미술관 초대전을 가졌다. 2017년 고려인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광주에서 ‘아픈 기억 꿈꾸는 희망’ 이라는 초대전을 가졌다.

그의 작품은 카자흐스탄 대통령궁과 카자흐스탄 국립미술관을 비롯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이집트, 일본, 러시아 등지에 소장돼 있다. 대표작은 ‘1937 고려인 강제이주열차’ 와 인물화 ‘홍범도장군’ 등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