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금속노련 간부가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철제 구조물을 설치해 고공농성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전남경찰청

포스코 광양제철소 하청업체의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망루를 설치해 고공 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간부가 경찰에 체포됐다. 진압 과정에서 저항하던 한국노총 간부와 경찰관 3명이 다쳤다.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광양제철소 앞 도로 중앙 부분에서 사흘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모 사무처장을 31일 오전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9시20분부터 포스코복지센터 앞 왕복 6차로 도로 가운데 4개 차로에 7m 높이의 철제구조물을 설치한 뒤 망루 위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

경찰은 이튿날 오전 8시50분쯤 노조원들이 20ℓ 들이 경유를 농성장으로 반입하려는 것을 발견, 제지했다. 이에 망루에 있던 김씨가 망루 구조물을 흔드는 등 위험한 상황이 초래되자 오전 9시45분쯤 소방관들이 구조물 주변에 추락사고 대비용 에어메트와 안전매트 설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구조물 아래 있던 금속노련 위원장 김모씨가 에어매트 설치를 막으며 물병을 던지는 등 저항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에어매트 등 안전시설을 설치한 경찰은 31일 오전 5시30분쯤 농성 중인 김씨 검거작전에 나섰다. 김씨는 벌초·벌채 작업용 ‘정글도’와 쇠막대 등을 휘두르며 저항했고, 이에 경찰관들이 플라스틱 경찰봉을 이용해 제압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 3명이 쇠막대 등에 맞아 찰과상·타박상을 입었다. 또 저항하던 김씨도 머리 부위에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경찰에 체포된 금속노련 간부 2명 가운데 사무처장 김씨에게는 일반교통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집시법 위반 혐의가, 김 위원장에게는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한국노총은 이와 관련, 경찰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과잉 진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강제 진압을 막기 위해 저항하던 금속노련 위원장의 목덜미를 잡고 아스팔트에 패대기치고 사정없이 짓누른 상태로 뒷수갑을 채웠다. 농성장에 혼자 있던 사무처장도 곤봉과 방패 등으로 사정없이 내리찍어 끌어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권 심판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뒷수갑을 채운 것은 ‘수갑 등 사용지침’ 상 피의자가 저항하는 경우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장구를 사용한 것”이라며 “불법 집회에 엄정하게 대처하고, 공무 집행을 방해할 경우 즉시 검거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