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청. /기장군

최근 일부 진보성향 유튜브 매체가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한 ‘일광수산횟집’ 상호를 두고 친일 논란을 제기한 것에 대해 부산 기장군청이 “주민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부산 기장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모 언론사에서 제기한 일광읍 지명의 일제시대 기원은 역사적 무지에서 비롯된 허위정보”라고 11일 반박했다.

기장군에 따르면 일광(日光)이라는 명칭은 기장의 옛 읍성이 있었던 고성(古城)의 진산(鎭山)인 일광산(日光山)에서 유래했다. 기장읍 기장향교에 있는 남루상량문에도 ‘일광산’이라는 글귀가 등장한다. 이 상량문은 조선 인조 6년(서기 1638년)에 지은 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광이라는 이름은 380여 년 전부터 불린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장군은 또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난 이후 같은 해 4월 기장읍, 좌천, 일광 등 기장 곳곳에서 만세운동이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일광이라는 명칭을 친일로 연관시키는 것은 일광읍 주민들을 포함한 기장군민 전체에 대한 심각한 명예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치열한 항일 운동을 거듭했던 지역의 역사를 볼 때, 일광이란 명칭을 친일로 호도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며 “일광이란 지명은 옛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아름다운 이름으로 앞으로도 소중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일광수산횟집’에서 전국 시·도지사, 장관,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한 직후 식당 이름을 두고 친일 논란이 휩싸였다. 유튜브 매체 ‘더 탐사’는 일광수산에서 일광은 일본의 ‘욱일기’를 의미하고, 일광읍이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행정구역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야권 지지자 등을 중심으로 이 횟집이 친일 식당이라는 꼬리표가 붙으면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일광수산횟집에 대한 별점을 1개만 주는 식의 ‘별점 테러’, “윤완용(윤 대통령+이완용)이 나라 세금 가지고 회 처먹은 곳” 등의 악플이 이어졌다.

이 식당 점장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식당 이름은 부산 기장군 일광읍에 있는 본점 사장님의 고향인 ‘일광읍’에서 따 온 것”이라며, “말도 안되는 주장이 퍼진 후 식당으로 항의 전화가 빗발쳐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정치색을 띠고 손님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높은 분이 올 줄도 몰랐다”며 “그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기도 바쁜데, 장사하는 사람들한테까지 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논란이 커지자 더 탐사 측은 “일광이란 단어가 유독 윤석열 대통령 주변에 자주 등장하는 점을 지적했을 뿐 친일이라는 말은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일광이 일광산에서 유래했을지는 모르나, 일광면 명칭을 지정한 것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란 점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