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해상에서 해군과 해경 수색·구조대가 청보호 전복사고 실종자를 찾고 있다. 24t급 인천 선적 통발어선 청보호는 전날 오후 11시 19분쯤 전남 신안군 임자면 재원리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전복됐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이 구조됐으나 9명은 실종됐다. /연합뉴스

전남 신안군 임자도 해상에서 전복된 ‘청보호’가 평소에도 엔진이 좋지 않았고, 이번 출항 당시에도 배에 기우는 현상이 있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5일 해경 등 구조당국에 따르면 구조된 선원 중 한 명이 “평소에도 배 오른쪽 엔진이 좋지 않았고, 기관실에 물이 종종 샜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일 출항 당시에도 “물이 새기는 했지만 양이 많지 않아 그냥 운항했다”는 취지로 생존 선원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된 다른 선원도 “출발했을 때부터 배가 좌측으로 기우는 이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선원은 해경 경비정을 타고 육지로 이송된 후 간단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가족 대기실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청도 남쪽에서 약 100마일 떨어진 추자도로 향해 4일 오후 7시 반쯤 출항했다”며 “선장과 제가 항상 배의 키를 잡는데, 출발했을 때부터 배가 약간 좌측으로 기울었다”고 했다. 이어 “배가 5도 정도 기울어 기관장에게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출항 후 3시간여가 지나고 갑자기 선실에 있던 베트남 선원이 침실에 물이 샌다고 기관장에게 얘기했고, 기관장이 선체 내부로 들어가 확인해보니 물이 차 있어 이 사실을 고함쳐 알렸으나, 그 때는 기관실 절반 정도가 물에 잠겨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그는 전했다. 그는 이같이 진술한 뒤 울먹거리다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선원 가족들에 따르면 비상시 자동으로 펴지는 비상 구명뗏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선원 대부분이 갑판 위에 있었다고 생존 선원들이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