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사라지면서 궁금증을 낳은 수락산·불암산 정상석 실종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는 20세 남자 대학생으로 평소 쌓인 스트레스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사진은 불암산 애기봉 정상석이 사라지고 남은 흔적(왼쪽), 정상석을 끌고 가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오른쪽). /연합뉴스

최근 경기 북부 수락산·불암산 정상 표지석이 잇따라 사라진 사건의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20세 남성으로 대학생인 피의자는 평소 쌓인 스트레스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수락산 도솔봉·도정봉·주봉·국사봉과 불암산 애기봉 등 경기 북부 일대 정상 표지석 5개를 훼손해 주변에 버린 혐의(특수재물손괴 등)로 A씨를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수락산 등산로 기차바위의 안전 로프 6개를 자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를 해소하고자 등산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일부 등산객이 정상 표지석에 대해 “내가 세웠다”고 자랑하거나 정상 표지석 주변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곱지 않게 생각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정상 표지석을 손으로 밀어봤는데 움직이자 굴려서 떨어뜨렸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는 이렇게 힘든데 행복해하는 등산객들을 보니 기분이 안 좋았다”며 “돌이 굴러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진술했다. A씨는 첫 범행 이후 쇠로 된 지렛대를 구해 들고 다니며 정상 표지석을 굴려 떨어뜨렸다.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이 수락산 등 일대를 탐문하며 수사에 나섰으나 산 정상 주변에 방범카메라(CCTV)가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 한 등산객이 지난 21일 “불암산 애기봉 정상 표지석 주변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던 젊은 남성이 있었다”는 제보를 경찰에 했다. A씨가 정상 표지석을 흔들어 보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제보자 증언을 바탕으로 A씨의 인상착의를 파악해 추적했다. 경찰은 지난 21일 불암산 일대에서 탐문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A씨를 만나기도 했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어 검거하지 못했다. A씨는 그 이후에도 27일 수락산 국사봉 정상 표지석을 훼손했다.

31일 오전 7시 20분쯤 주거지에서 검거된 A씨는 처음에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이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다고 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등산객들이 하산한 오후 4~5시쯤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