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20조원 규모의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가 경기도 용인시에 들어선다는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경기도청 전 간부공무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이 공무원은 기업투자유치를 담당하면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개발 예정지 인근에 자신의 가족 회사 명의로 땅을 무더기 매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이원범 판사는 19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전 경기도청 직원 김모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우자 이모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이들이 매입한 토지에 대해 몰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이 이미 2017년경 일반에 널리 알려졌고, 땅을 매수한 2018년 8월에는 개발계획이 미확정 상태였으므로 업무상 비밀로 가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당시 블로그의 글 등은 구체적인 산업단지 위치나 면적, 구획별 토지 용도, 추진일정 등 핵심정보가 포함되지 않아 개발계획 정보 가치와 질적으로 큰 차이로 보여 이로 인해 비밀성을 상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토지를 취득했는바, 이런 범행은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고 불법 정보를 이용한 투기를 조장하는 등 사회적 폐해가 커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초범인 점과 이 사건 토지를 몰수하는 점 등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는 없다고 보고 김씨에 대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구속됐던 김씨는 지난해 10월 보석 신청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앞선 재판에서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7년, 이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김씨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2018년 8월 개발 예정지 인근 토지 1559㎡를 아내 이씨가 운영하는 법인 명의로 5억원에 매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후 해당 토지의 거래가는 3∼5배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용 예정지 842㎡를 장모 명의로 1억3000만원에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