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농부' 류지현(맨 오른쪽)씨가 19일 대전 중구에 기부한 쌀 2000kg. /대전 중구청

“이웃과 정을 나누는 일에 큰 보람을 느껴서 거르지 않을 뿐이죠.”

20여 년째 대전시 중구 유천동 일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해온 ‘천사 농부’가 올해도 어김없이 온정을 나눴다.

19일 대전 중구청에 따르면 유천동에 거주하는 류지현(73)씨가 쌀 2000㎏(백미 200포대)을 동사무소에 기부했다. 중구는 기탁받은 쌀을 유천동 지역 취약 계층 200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기부한 쌀은 류씨가 충남 논산에서 손수 농사를 지어서 수확한 것이다. 그는 해마다 쌀 2000㎏ 가량을 유촌동 지역에 기부해오고 있다. 그의 쌀 기부는 올해로 23년째를 맞는다. 지금까지 그가 기부한 쌀이 4만5000㎏에 달한다.

류씨는 민관 합동 복지지원단체인 복지만두레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유천동사무소 관계자는 “99세 노모를 모시며 4대가 함께 화목한 가정을 이끌어가시는 류씨는 지역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는 분”이라고 전했다.

류씨는 “어렵던 어린 시절엔 제일 귀한 것이 쌀이었다”며 “이젠 나이가 들어 농사짓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손수 수확한 쌀을 동네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보람을 거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