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하는 경찰./조선DB

지난 22일 오후 8시52분쯤 제주시 연북로. 연말연시 음주운전 단속 현장을 본 40대 남성이 승용차를 도로 인근에 세워 놓고 부리나케 도망가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는 4m 높이 빌라 담벼락까지 넘어 달아났다.

이 남성은 5분도 안돼 경찰에 붙잡혔고 음주 측정을 위해 연행됐다. 물로 수차례 입을 헹구고 측정을 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24%. 훈방 수치였다. 그는 “소주 반 병 마셨다”면서 “과거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적이 있어서 겁먹고 도망갔다”고 말했다.

제주경찰청과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이날 오후 8~11시 대로변과 식당가, 유흥가 8곳에서 연말연시 음주운전 단속을 진행했다. 3시간 동안 모두 6건이 적발됐다. 이 중 4건은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면허취소 수준이었고, 나머지 2건은 면허정지 수준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조치로 식당 영업시간이 오후 9시로 제한됐지만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은 여전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적발된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1630건에 달한다. 유형별로 면허취소 977건, 면허정지 588건, 측정거부 55건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 건수 1177건과 비교해 40%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엔 300건에 육박하는 음주 교통사고가 일어났는데, 8명이 목숨을 잃었다. 443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내년 1월까지 시간과 장소를 수시로 바꾸며 단속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