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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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20조원 규모의 SK하이닉스 반도체 단지가 경기도 용인에 들어선다는 정보를 이용해 투기한 경기도청 전 간부공무원에 대해 검찰이 징역 7년형을 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 공무원은 기업투자유치를 담당하면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개발 예정지 인근에 자신의 가족 회사 명의로 땅을 무더기 매입한 혐의로 기소됐다.(반도체특구 팀장 “2배 줄게 팔라”... 그 땅 2년새 20억 뛰었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이원범 판사 심리로 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공무원 A씨와 아내 B씨에게 “죄질이 불량하다”며 A씨에게 징역 7년, B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A씨는 이 사건 범행을 위해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인정됐는데도, (업무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비상식적인 말로 일관하고 반성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B씨도 남편과 의견을 나누지 않았다는 비상식적인 얘기를 하고 있고, 사건 이후 증거인멸 정황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호인은 피고인들이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투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큰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사죄한다”며 “다만 나는 정말 투기하지 않았다. 사건 이후 사실이 아닌 내용이 언론에 보도돼 사회적으로 매장됐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19일 열린다.

A씨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알게 된 정보를 이용해 2018년 8월 개발 예정지 인근 토지 1559㎡를 아내 B씨가 운영하는 법인 명의로 5억원에 매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후 해당 토지의 거래가는 3∼5배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A씨는 수용 예정지 842㎡를 장모 명의로 1억3000만원에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