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법원청사 전경./조선일보 DB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해 비싼 온라인 게임 아이템 등을 사는데 쓴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30대 전 수협 직원이 2심에서 더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A(39)씨는 2017년 3월부터 서산수산업협동조합이 운영하던 충남 태안군의 한 마트에서 면세유, 업무용 기자재와 관련된 회계·세무 등 업무를 맡았다. 일하던 마트의 내부 자금 흐름을 잘 알고 있던 그는 2018년 2월부터 친구에게 기자재 매입대금을 줘야 하는 것처럼 허위로 작성한 지급결의서를 조합에 제출한 뒤 대금을 받아 빼돌렸다. 그는 이와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말까지 총 121차례에 걸쳐 30억2623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몰래 빼돌린 돈의 대부분을 ‘리니지’ 게임 등의 비싼 아이템을 구매하는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게임의 특정 아이템은 1개당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 5400여 명의 출자금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서산수협은 연간 당기 순이익이 평균 10억원대 후반이었다. A씨의 범행으로 서산수협은 17억원의 당기 순손실 피해를 입었다. 조합 직원들은 횡령 손실액을 보전하기 위해 급여와 상여금을 반납하기도 했다. 일부 임직원은 A씨의 횡령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았다.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지난 7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형량이 무겁다”며 항소했고, 검찰도 반대 주장을 하며 항소했다. 양 측의 주장을 살핀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백승엽)는 지난 12일 A씨에게 1심보다 가중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조합의 내부 관리 및 외부 회계감사 체계가 허술하다는 점을 악용, 계획적으로 범행했다”며 “횡령액 중 10억1500만원을 변제했지만 회복되지 않은 20억원 상당을 고려할 때 검사의 양형 부당 주장에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