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제주신화월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 모습./조선DB

제주신화월드 내 랜딩카지노 금고에서 145억여원이 사라진 사건에 대한 수사가 9개월 여만에 중지됐다. 해외로 도주한 후 자취를 감춘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의 신병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수사 중지는 피의자의 소재불명 등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없을 때 내리는 조치다.

제주경찰청은 “랜딩카지노에서 145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를 받고 있는 자금담당 임원 말레이시아 여성 A(55)씨 등 3명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지만, 신변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사를 중지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해 연말 A씨가 휴가를 간 뒤 연락이 두절되고 카지노 금고에서 145억6000만원이 사라지자 지난 1월 5일 A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소재 파악에 나섰으나 A씨는 이미 지난해 12월 말 외국으로 출국한 뒤였고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1월 13일 도난 당했던 자금 중 134억원을 카지노 내 다른 VIP 금고와 A씨가 머물던 제주시내 숙소 등지에서 찾아냈다. 이 돈은 전액 현금으로 5만원권 26만8000여장으로, 압수물 계좌에 예치했다. 이는 제주 경찰이 압수한 금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경찰청 범죄수사규칙 제145조(압수물의 보관 등)에는 ‘압수금품 중 현금, 귀금속 등 중요금품은 별도로 지정된 보관담당자로 하여금 금고에 보관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경찰이 수사 중지까지 결정하면서 압수물은 장기간 은행에 갇히는 꼴이 됐다. 134억원이 은행에 묶이면서 이자만 꼬박꼬박 쌓이고 있다. 분기별 이자로 현재까지 은행이 압수물 계좌에 지급한 이자만 550여만원에 달한다.

국고관리법에 따라 해당 계좌에 적용된 연 금리는 0.1%다. 수사 중지로 향후 수사 재개에 따른 돈의 출처가 밝혀지기 전까지 이자는 계속 쌓이게 된다. 경찰은 “국고관리법에 따라 압수물 위탁 보관으로 생기는 이자는 전액 국고로 환수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