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취수원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곳인 경북 구미 해평취수장. /구미시

대구의 낙동강 취수원을 상류인 경북 구미 해평으로 옮기는 방안을 두고 구미 시민들 사이에서 찬반 입장이 엇갈리면서 취수원 이전 방안이 어려움에 봉착했으나 구미시장이 돌연 조건부 찬성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취수원 이전이 탄력을 받고 있다.

환경부의 구미 해평취수장 공동활용 결정에 구미시가 ‘조건부 동의’ 입장을 밝혔으며, 대구시가 감사의 뜻을 밝힌 것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지난 11일 ‘구미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해평취수원 대구시 공동이용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한 점의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다해 나가겠다”며 “환경부 입장을 수용하면서도 주민의 재산과 권익 보호 아래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24일 정부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를 열고 대구시의 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기는 방안이 포함된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을 발표한 이후 구미시장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조건부 찬성인 것이다.

이와 함께 장 시장은 “주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상수원보호구역 추가 확장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기조로 정부에 법적 약속을 촉구하겠다. 아울러 대구 문산·매곡 취수장은 현재대로 가동하도록 하고, 상수원보호구역 외의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대구시의 확약을 받겠다”고도 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이 대구시의 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에 원칙적으로 찬성입장을 밝힌데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도 화답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12일 구미시장의 해평취수장 공동이용에 대해 조건부 찬성 입장을 밝힌데 대해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다. /대구시

권 시장은 12일 오후 시청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용단을 내려준 장세용 구미시장과 구미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권 시장은 “우선 대구시는 구미시와 협정을 체결하는 즉시 해평취수장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100억원의 예산을 구미시에 지원하는 등 구미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정부가 약속한 관로공사 착공시부터 낙동강수계기금을 통한 매년 100억원의 예산 지원과 함께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KTX구미역사 신설 등 구미 숙원사업들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극심한 가뭄 등으로 구미에서 사용할 물이 부족할 경우 단 한 방울의 물도 대구에 가져오지 않는다는 가변식 운영방안과 해평취수장 인근 지역에 상수원보호구역 등 재산권 제한이 확대되지 않는다는 것, 대구지역 내 상수원 보호구역이 현행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명시돼 있어 구미시민들이 우려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완벽하게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권영진 대구시장은 가능하면 추석명절 이전에 국무총리 주재하게 대구의 상수원을 해평취수장으로 이전하는 협정서를 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 11일 구미시의회가 해평취수장으로 대구시의 취수원을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낙동강물관리방안은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이 최우선 과제임에도 근본적인 대책마련은 외면하고 대구시의 입장에 편중했다”며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의 심의와 의결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또 일부 구미 주민들이 이에 반대하고 있어 구미시장의 찬성 입장에도 불구하고 대구 취수원 이전은 아직 난관이 남아 있다.

그러나 구미시장의 찬성 입장으로 인해 대구시의 취수원 이전이 곧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991년 낙동강 페놀사건을 비롯 그동안 취수장 상류의 구미공단에서 10여 차례에 걸쳐 상수원이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해 취수원 이전이 추진돼 왔다.

이에 따라 지난 6월24일 정부의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대구의 취수원을 이전하는 내용을 담은 ‘낙동강 통합물관리방안’을 심의·의결해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대구가 취수원을 사용하고 있는 낙동강 취수원을 구미 해평취수장으로 옮겨 하루 30만t의 물을 공급받게 됐다. 또 28만8000t은 현 대구 문산·매곡 취수장에서 추가로 취수해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한뒤 1만8000t은 칠곡·성주·고령지역에 공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