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돌하르방. /제주도

모더나 백신을 맞은 20대 여성이 혈전증 증상을 보였지만 질병관리청이 백신 부작용 여부를 가리는 검사를 3차례 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여성은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백신 접종 12일 만에 숨졌다.

10일 제주도 방역 당국에 따르면 제주에 사는 20대 여성 A씨는 지난달 26일 제주 한 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 이후 닷새 만에 혈전증 증상이 나타나 제주의 한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당시 A씨에게 중증 이상반응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제주도 방역 당국은 이 증상이 백신 접종자에게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인지 가려달라고 질병청에 의뢰했다.

하지만 질병청은 검사를 해주지 않았다.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아스트라제네카(AZ)나 얀센 등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에게서 대부분 발견되는데, 이 환자는 mRNA 계열인 모더나 백신을 맞았다는 이유였다. 제주도 방역 당국은 그 이후 “미국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은 뒤 TTS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며 2차례 더 질병청에 검사 요청을 했지만 질병청은 “혈액응고자문단 의견을 들어봤는데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고 회신했다고 한다.

그 사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는 지난 7일 숨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반적인 혈전증과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혈전증은 치료법이 다르다”며 “A씨의 증상이 백신 부작용에 의한 혈전증으로 판정됐다면 치료법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태봉 제주도 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이번 일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제주 지역 전문가 의견도 더 듣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질병청은 이 환자의 경우 검사 의뢰가 왔을 때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의 특성인 혈소판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검사를 하지 않은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 후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의심될 경우 적극적으로 항체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며 “제주 사례도 심층 역학조사가 끝나는 대로 백신 접종과의 상관 관계에 대해 분석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