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과 함께 등반할 때 보여주신 배려와 따뜻한 마음을 잊지 못합니다. 이제는 편히 쉬시기를 기원합니다.”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했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한 김홍빈(57) 대장의 분향소가 마련된 광주광역시 서구 염주동 염주종합체육관 1층 로비. 대한산악연맹과 광주시산악연맹이 공동 주관하는 김 대장의 장례식이 시작된 4일 영정 앞에 선 한 산악인은 그를 추억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김 대장의 영정 좌우에는 그가 평소 등반할 때 사용했던 방한 장화, 등산 장비 등이 놓여져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체육훈장 청룡장 추서식에 이어 산악인들을 비롯한 시민의 조문이 시작되었다. 로비에는 히말라야를 등정했을 당시 김 대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 영상이 전시됐다.
“김 대장이 살아오신 치열한 삶과 끝없는 도전 정신은 국민에게 커다란 희망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국위를 선양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발자취를 남기고 업적을 보전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은 영정 앞에서 가족들을 위로했다. 체육인들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훈장인 청룡장(1등급)이 제단에 올려졌다. 황 장관은 로비에 설치된 김 대장의 사진, 영상을 둘러봤다. 로비에는 그를 추억하는 이들의 조화가 줄을 이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그가 다녔던 고교와 대학을 비롯 각지 산악인들과 단체, 평소 그의 등정을 후원했던 지인들과 단체의 조화들이 빼곡했다.
혹한과 악천후 속에 등정하며 손가락 열 개를 잃었던 그는 장애인들과 함께 하며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준 특별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산에 올랐을 때 낯선 부자(父子)가 했던 말을 전해 들었다던 김 대장. “열 손가락이 없는 사람도 저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너는 더 열심히 살아야 되지 않겠니”라는 말을 듣고 그는 “내가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면 더욱 더 열심히 살아야 되겠구나”고 다짐했다고 한다.
김 대장의 영결식은 오는 8일 오전 10시. 분향은 오는 7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영결식날 무등산 입구 문빈정사 납골당에 영정과 유품이 안치된다.
그는 지난달 18일 오후 4시 58분(현지 시각) 히말라야 브로드피크(8074m)를 등정하고 하산 중 조난 사고를 당했다. 러시아 구조팀에 의해 발견된 후 구조과정에서 등강기를 이용해 절벽을 오르다 추락했다. 그는 대학 산악부에서 등산을 시작했다. 1991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194m)를 등반하다가 조난으로 열 손가락을 잃고 손목까지 절단했다. 이후 시련을 이겨내며 재도전에 나서 7대륙 최고봉을 완등하고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