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포항지원 전경. /조선일보DB

고등학생인 사촌동생이 비행을 저지른다는 이유로 사촌동생을 때린 사촌형과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아버지가 각각 징역형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재판장 권순향)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30)씨에게 상해죄를 적용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B(46)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9일 경북 포항 북구에 있는 자기 집에서 고등학생인 사촌동생 C군이 “물품사기를 치고 인터넷 도박으로 돈을 빌렸는데 이자가 많이 붙었으니 돈을 갚아 달라”고 요청하자 화가 나 빗자루로 팔과 다리 등을 여러 차례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C군은 다리 등에 멍이 들었고, 이후 패혈증과 배 안 출혈 등으로 악화돼 지난해 5월20일 조퇴해 귀가한뒤 침대에 쓰러져 있다가 A씨에게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아버지 B씨는 아들 C군이 심한 멍이 들고 학교에서 조퇴하고 설사를 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었는데도 병원에 데려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게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A씨는 범행 과정에서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고 상해가 사망에 이르는 원인이 된 점에 비춰 결과가 메우 무겁다”며 “다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패혈증으로 사망할 것이란 점을 예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 상해치사가 아닌 상해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또 “B씨는 방임행위가 피해 확대의 한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 않음에도 아들의 치료 거부로 적절한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변명한다”며 “결과적으로 하나뿐인 자녀를 잃게 됐고 자기 행동이 사망의 한 원인이 됐다는 후회와 자책 속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