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청 청사. /광주경찰청 제공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가 지난 해 전국적으로는 감소한 반면, 광주광역시에서는 전년의 2배로 늘어 경찰과 금융감독원이 합동 대응에 나섰다.

경찰은 “최근 보이스피싱은 피해자들이 금융기관에서 현금을 찾아 사기범들에 건네도록 하는 이른바 ‘대면 편취형’ 수법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금융기관의 신고 체계를 강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9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광역시에서는 715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 전년(358건)에 비해 2배 가까이(99.7%) 늘었다. 전국적으로는 지난 해 3만1681건이 발생해 전년(3만7667건)에 비해 1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서도 광주에서는 지난 18일 기준으로 261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해 지난 해 같은 기간(235건)에 비해 11% 늘었으며, 피해액도 65억8000여만원으로 지난 해(42억8000여만원)보다 54% 가량 증가했다.

자료=광주경찰청

사기 유형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난을 악용해 저금리 대출로 유인하는 ‘대출 사기형’이 237건(피해액 64억5000만원)으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특히 ‘대출 사기형’ 범죄에 속은 피해자는 자금 수요가 많은 40~50대(66%)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에는 20대 여성의 피해(24건 중 19건)가 가장 많았다.

특히 보이스피싱 피해 유형은 금융권의 지연 인출 제도와 대포통장 근절 등 제도 개선으로 계좌 이체를 통한 자금 전달이 어려워짐에 따라 피해자들이 직접 고액의 현금을 인출해 사기범에게 전달하는 이른바 ‘대면 편취형’이 대부분(전체 발생 건수의 78%)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대면 편취형 사기가 늘어남에 따라, 금융기관에서의 고액 현금 인출이 곧장 보이스피싱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일정 금액 이상 고액 현금 인출 때 금융기관 직원이 적극 신고할 수 있도록 구체적 지침을 마련하는 등 신고 체계를 강화했다. 신고가 접수되면 지구대·파출소 경찰관이 즉각 현장에 출동, 경찰서 수사 전담팀과 협업해 시민 피해를 예방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영업점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다. 또 경찰과 금감원은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분석 자료를 금융기관에 제공,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등 내부 통제를 강화하도록 홍보와 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박웅 광주경찰청 수사2계장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서민들이 ‘저금리 대출’을 내세운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를 입고 있다”며 “금융기관 직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가 피해 예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