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호원 노조의 공장 점거가 16일에 이어 2일째 계속되고 있으나 노·사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한 기아 광주공장 생산라인이 전날 오후부터 이틀째 멈춰섰다.
17일 기아 광주공장에 따르면, 부품 공급 중단 사태가 해소되지 않아 이날 오전 7시부터 조업을 시작하는 주간 근무조가 출근을 했지만 생산라인 가동 중단은 계속되고 있다.
기아 광주공장은 공급선이 다른 대형버스와 군용트럭을 제외한 셀토스, 스포티지, 쏘올, 봉고트럭 등의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광주공장의 하루 차량 생산량은 2000대 가량이다.
기아 광주공장 가동이 멈춰서면서 50여 개 1차 협력업체를 비롯해 2, 3차 협력업체 등 250여 개 업체가 조업 차질 등 직간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민주노총 한국금속노동조합 호원지회는 노조 탄압 중단과 작업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전 6시쯤부터 광주광역시 광산구 공장 1개동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의 공장 점거로 인해 호원은 생산라인이 멈춰선 데 이어 부품 반출도 막힌 상황이다.
기아 광주공장에 차체 부품을 납품하는 ㈜호원은 지난 1년간 노사가 극심한 갈등을 벌여왔다.
민주노총 호원지회는 “사측이 지난해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설립되자 어용 노조인 호원노조를 만들고 노조원들에게 가입하라고 회유, 협박했다”며 “지회장은 노동조합을 설립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 고발에 따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노조 설립 당시 사측의 개입 여부를 수사했고, 지난 2월 23일 임직원 9명을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대해 ㈜호원은 “회사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한 적이 없다”며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라고 주장하며 불법적인 행동과 사규위반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내 절차에 따라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 측이)불법적인 행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불합리한 타협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성실한 자세로 노조와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이날 호소문을 내 “광주 중견기업 호원의 노사 갈등으로 기아 광주공장, 자동차 부품 협력사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초유 사태가 발생했다”며 “호원 노사는 상호존중과 역지사지의 자세로 소통과 대화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당초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호원 양진석 회장은 이날 선거를 하루 앞두고 입장문을 통해 “불신과 혼탁 선거로 타락한 광주상의의 대외적 위신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후보를 사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