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람들의 밀가루 사랑은 유별나다.

대구 사람들은 전국에서 가장 국수를 사랑하고, 빵을 사랑한다. 국수 식당이 인구 대비 가장 많다. 먹고 살기 팍팍했던 1960년대 초반 대구의 빵집은 52곳이나 됐다.

대구의 제과·제빵의 과거과 현재, 역사를 알려주는 정보가 한 권의 책에 담겨져 나왔다.

대구시는 대구 토종 빵문화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빵은 대구’ 단행본을 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지자체에서 빵과 관련한 책자를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시가 대구 빵의 모든 것을 담아 발행한 '빵은 대구' 책자 표지. /대구시

150여 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방대한 자료를 통해 생생한 현장감이 살아 있다. 또 곳곳에 삽화와 사진, 약도가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고 있다.

책자에는 대구를 대표하는 빵, 대구가 기억하는 빵집, 대구를 바꾸는 빵집, 대구 빵의 역사 등 대구 빵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았다.

1부는 ‘대구를 대표하는 빵’이다. 처음 등장하는 삼송빵이만드는 ‘마약빵’이다. 통옥수수가 가득 들어있는 마약빵은 경찰이 실제로 빵 속에 마약 성분이 섞여 있는지를 현장조사를 하는 해프닝이 있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한 빵이다. 소개된 반월당고로케의 고로케, 팩토리09의 공구빵, 대구근대골목단팥빵의 단팥빵, 가창옛날찐빵손만두의 찐빵도 대구에서 명함을 내미는 빵들이다.

오월의 아침, 초이스엠, 우니카드 등 3곳의 천연발효종빵, OHB행복빵의 쌀로 만든 행복빵, 레이지모닝의 크루아상 역시 빵지 순례객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빵이다.

2019년 열린 제1회 대구 명품 빵 경연대회에서 출품작 32개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한 애플모카빵을 만드는 빵집 22곳도 소개한다. 애플모카빵은 커피를 넣고 구운 빵 안에 대구를 상징하는 사과로 만든 달달한 사과잼이 들어있는 대구 특화 빵이다.

제1대 대구 명품빵으로 선정된 애플모카빵. /대구시

2부는 ‘대구를 기억하는 빵집’이다.

한때 대구 제빵업계를 선도하거나 주도했던 빵집부터 지금도 명맥을 유자하고 있는 빵집들을 소개한다.

여기에는 이제는 사라지고 없지만 대구의 빵집 역사를 열고발전시킨 수형당, 고려당, 뉴욕제과, 뉴델제과, 런던제과, 오복빵, 스텔라베이커리, 밀탑이 등장한다. 아직도 건재한 공주당을 비롯 대구 서구 대표 브랜드빵, 적두병, 빵장수쉐프 등 독특한 맛과 콘셉으로 무장한 빵집도 있다.

3부는 ‘대구를 바꾸는 빵집’이다

오 퐁 드 부아, 헤이마, 남산제빵소, 마들렌베이커리, 빠다롤 더 테라스와 같이 넓은 공간에서 카페와 빵집을 겸하는 곳을 소개하고 있다.

부부가 세계적인 요리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 교수와 학생 출신인 레브 슈크레 등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디저트카페가 빠지지 않는다.

뒷 부분에서는 대구 빵의 역사가 자세히 펼쳐진다.

한편 이번 책자를 감수한 대한제과협회 대구경북지회는 대구지역 코로나 확진자가 ‘0’명인 날에 대구 명품빵인 애플모카빵을 19% 할인하는 ‘빵(0)데이-대빵할인이벤트’를 진행한다.

김재동 대구시 시민건강국장은 “대구에는 맛있는 빵이 많아 타지에서 빵지순례차 위해 대구를 여행하는 관광객과 지역 제과업계에 도움을 주기 위해 책자를 발간했다”며 “대구지역 토종 베이커리 문화의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