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아동을 여행가방에 가둬 살해한 계모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형량이 늘어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준명)는 29일 살인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특수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성모(여·43)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2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성씨에 대해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상습적으로 아이를 학대해 왔으며 그날(범행 당일) 행동은 악랄하고 잔인한 것이었다”면서 “아이는 어떠한 방어도 하지 못하고 여행가방 안에서 질식하며 서서히 의식과 호흡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성씨는 지난해 6월1일 낮 12시쯤 충남도 천안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동거남의 아들 A(당시 9세)군을 50㎝·세로 71.5㎝·폭 29㎝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 가량 감금했다가 다시 4시간 가까이 가로 44㎝·세로 60㎝·폭 24㎝의 더 작은 가방에 가둬 결국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씨는 아이가 갇힌 여행가방 위에서 자녀 2명과 함께(총 160㎏) 뛰기도 했으며 헤어드라이어로 뜨거운 바람을 가방 안쪽에 불어 넣기도 했다. 여행가방이 답답했던 A군이 내부에서 박음질된 천을 손으로 뜯어냈지만 성씨는 벌어진 틈을 테이프로 붙여 막았다고 한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채대원)는 지난해 9월 성씨에 대해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면서 항소했다. 성씨 측은 “살인죄가 아니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받아야한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에는 “성씨를 엄벌해야 한다”는 진정서와 탄원서가 600여건 접수됐다고 한다.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성씨는 항소심 재판부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는 내용의 반성문과 호소문 10여건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재판부 구성원들도 한 인간이자 부모, 시민으로서 사건 검토 내내 괴로운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면서 “국가와 사회가 정한 형사법 대원칙인 죄형 법정주의에 따라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