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 항동에 쿠팡 물류센터가 8월 중 문을 열 예정이다. 항동7가 95-2 준공업지역 내 창고용지 8246㎡ 부지에 건물을 신축 중이다. 물류센터가 가동되면 배송을 담당하는 ‘쿠팡맨’ 외에도 관리 및 분류 작업 등에 투입될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관할 지자체인 중구가 아닌 ‘옆동네’ 미추홀구에서 인력 1000명을 공급받기로 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쿠팡물류센터.

29일 미추홀구에 따르면 미추홀구와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이달 중순 미추홀구민 우선 채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기관은 양질의 일자리창출 및 지원을 위한 상호협력,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 구직활동 참여를 위한 노력 등 상호교류를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미추홀구는 이에 따라 오는 6월 이전에 쿠팡 직원 채용을 위한 채용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쿠팡 측은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중구 항동을 오가는 출퇴근용 셔틀 버스를 운행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 물류센터 직원 채용을 위해 먼저 움직인 것은 쿠팡이다. 쿠팡 관계자가 지난 연말 물류센터 예정지 인근 지자체 일자리 채용 담당 공무원들을 찾아다니며 직원 채용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 때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미추홀구다. 구청 일자리정책팀 이용일 씨는 “쿠팡 측에 우리 구청 일자리 센터의 장점을 적극 어필했고 협약 체결도 먼저 제의했다. 요즘 같이 취업이 힘든 시기에 우리 구민 1000명에게 일자리를 준다는데 무슨 일을 못하겠나”고 했다.

인천 미추홀구 청사/미추홀구

구청 측은 “타 구에 비해 채용 경력이 풍부한 직원이 7명이나 되고, 채용박람회도 쿠팡 측이 원하는 수준에 맞춰 준비할 수 있다. 앞으로 인력 충원에 대해서 쿠팡이 신경 쓰지 않게 하겠다”고 적극 구애(?)했고, 쿠팡 측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반면 물류센터가 들어서는 중구는 천금 같은 기회를 놓쳤다. 작년 12월 쿠팡 관계자가 구청 일자리 경제과를 찾았을 때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지난해 12월 17일 해당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1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사무실이 폐쇄된 것이다.

중구는 뒤늦게 쿠팡 측과 협의를 시작했다. 이번 주 들어 처음 면담을 가졌고, 다음 주 공문이 접수되면 채용박람회 등 구민 일자리 확보를 위한 구체적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게 구청 측 얘기다.

쿠팡 관계자는 담당 지자체인 중구를 의식한 듯 “인근 구청들과 모두 접촉했고, 대부분 적극적이었다”면서 “향후 채용 계획 등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