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지방에서 전해오던 전통 김치인 ‘어딤채(魚沈菜)’ 시연회가 14일 오후 2시 예미정 본채 안동종가음식체험관에서 열린다.

전통 갈치김치 어딤채 시연회를 준비하는 한희숙(93) 손맛 할머니(가운데)와 안동 종가음식체험관 체험교육 강사들. 지난해 12월 16일 행사 사진이다.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제공

어딤채는 200여년 전 조선시대 문헌에 나오는 전통음식. 하지만 담그는 방법이 몇몇 가문에만 전해져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왔다. 어딤채는 물고기(魚)와 김치의 순우리말인 ‘딤채’를 합성한 말로 1809년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고조리서 ‘규합총서’에 기술돼 있다.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의 ‘침채(沈菜)’에서 발전된 딤채 가운데서는 함흥 명태김치와 함께 안동지방 갈치김치를 전통 어딤채로 꼽는다. 토막낸 갈치와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안동지방 어딤채는 경북 동해안 지방에선 오징어, 가자미, 곰치, 우럭 등의 재료를 이용하기도 한다.

안동지방 어딤채는 기존 액젓이나 새우젓 대신 토막 낸 갈치를 배추 사이에 넣고, 이를 ‘어장’이라고 부른다. 어장을 넣어 만든 어딤채는 생선이 단백질 보충 역할을 하고,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많이 나와 장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조상들은 굽고 졸여 먹는 생선을 김치에 버무려 삭혀서 영양을 보충한 셈이다.

토막 낸 갈치와 고춧가루, 마늘, 생강, 청각 등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안동 어딤채. 한 달 이상 숙성시켜야 제맛을 낸다. /안동종가음식체험관 제공


어딤채는 숙성시킬수록 담백하면서도 깨끗한 맛을 낸다. 예전엔 안동 종갓집마다 담가왔던 어딤채는 버무린 후에 한 달간 충분히 익혀 섣달그믐 무렵부터 밥상에 올렸다. 최근엔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안동종가음식체험관은 이날 생굴과 생새우를 이용한 어딤채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는 코로나 확산 방지차원에서 비대면 소셜미디어 동영상 중계 방식으로 열린다.

이날 시연회에서는 향토음식 손맛할머니 한희숙(93) 여사를 초청해 마늘과 고춧가루, 생강, 청각 등 갖은 김치 양념에 갈치토막을 버무려 절인 배추 잎 사이사이에 넣는 모습을 선보인다.

박정남 종가음식교육원장(대경대 호텔외식조리학과 겸임교수)은 “사라져 가는 우리음식을 되살리는 차원에서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귀한 손님 상차림에만 올린 어딤채는 겨울철 특별한 종가음식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