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안지랑 곱창골목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음식거리다. 1980년 시장 인근에서 양념곱창으로 시작된 이 골목은 점차 음식점 수가 늘어나면서 현재 50여개의 음식점이 곱창요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단일 품목으로는 전국 최대의 골목이다.

대상 수상작인 '곱창무침'. 곱창을 삶아 채소에 무쳐 상큼한 맛을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 남구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전국 외식업 선도지구 경진대회’에서 최우수거리로 선정됐으며, 전국 5대 음식테마거리 및 한국 관광100선에도 선정돼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금도 밤이면 불에 익는 곱창 냄새가 풍겨오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이곳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곱창강정'. /대구 남구

그러나 이곳 안지랑 곱창골목이 위기돌파를 위해 새로운 메뉴 개발을 꾀하고 있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신을 통해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 남구청은 지난 4일 전국 곱창요리 레시피 공모전인 ‘안지랑의 맛’ 사업 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여기에는 계명문화대 산학협력단 및 안지랑 곱창골목 상가번영회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안지랑의 맛’ 공모사업이 추진된 것은 코로나19로 침체된 안지랑 곱창골목 상권을 살리고 곱창의 원재료를 개선해 대학생 등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활기찬 먹거리 골목으로 탈바꿈 하기 위해서다

당초 라이브 경연대회로 출발했지만 지난 8월을 기점으로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임에 따라 ‘전국 언택트 곱창요리 레시피 공모전&컨설팅’으로 변경해 진행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요리를 전공하는 전국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젊은 감성을 담은 새로운 곱창요리의 레시피와 조리 전 과정 영상을 제출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참가팀은 고등학생 4팀, 대학생 47팀, 기타 5팀 등 총 56팀이었다.

참가팀들이 제출한 곱창요리 레시피에 대해 요리 전문가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안지랑 곱창골목 음식점 영업주, 계명문화대학교 학생들이 세 번에 걸쳐 심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새롭고 참신한 곱창요리 10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지난 4일 열린 전국 곱창요리 레시피 공모전 '안지랑의 맛' 사업 성과 보고회에 참석한 사람들. /대구 남구

심사 결과 대상은 ‘곱창무침’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은 ‘곱창강정’, 우수상은 ‘안지랑 치즈 곱창숙주부추볶음’과 ‘돼지곱창 오코노미야끼 부침개’가, 장려상은 ‘곱창 마라탕’과 ‘불곱창 맥앤치즈 짜글이’, 입선은 ‘고추깐풍곱창과 중화풍 볶음국수’, ‘돼지곱창 대파고추잡채’, ‘돼지곱창 볼’, ‘치폴레마요 곱창 핫도그’가 각각 선정됐다.

이중 대상을 수상한 ‘곱창무침’은 일반적으로 곱창이 불에 구워 먹는다는 것에서 탈피해 회무침을 벤치마킹해 곱창을 삶은뒤 무침으로 요리하는 것이다. 쫄깃한 곱창과 채소의 조화로운 만남을 통한 상큼한 맛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구는 최종 선정된 10작품 중 안지랑 곱창골목 번영회에서 선호하는 다섯 가지 메뉴로 지난달 22일 안지랑 곱창골목 영업주 20여명을 대상으로 요리 전문가 실습 교육과 곱창 원재료 손질법 등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곱창무침’ 제품을 음식점에서 밀키트(Meal-Kit·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구성해 제공하는 제품)화 해 상품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시제품을 만들어 안지랑 곱창골목 전체 음식점에 보급했다.

한편 남구는 올해 안으로 새롭게 발굴한 곱창요리 메뉴 레시피를 표준화해 제작한 레시피 책자와 조리 영상을 안지랑 곱창골목 전체 음식점에 보급할 예정이다.

머지 않아 안지랑 곱창골목이 새로운 메뉴로 무장해 고객들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이번 ‘안지랑의 맛’ 공모전을 통해 젊은 감각이 묻어나는 새로운 곱창요리가 발굴돼 매우 기쁘다”며 “새롭게 개발한 곱창요리 메뉴를 음식점에 맞게 활용해 안지랑 곱창골목에 많은 젊은 세대가 찾아와 다시 번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