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이 코로나19 전담병원 운영 및 감염관리 활동을 상세하게 담은 논문 ‘대한민국 코로나19 병원에서 얻은 교훈(Lessons from a COVID-19 hospital, Republic of Korea)’을 WHO(세계보건기구)가 발간하는 온라인 저널 ‘Bulletin of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12월호에 발표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대구지역에 코로나19가 대규모로 유행했을 때 계명대 동산의료원 산하 3개 병원 중 하나인 대구동산병원이 올 2월21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 비상대책본부장을 맡아 하루만에 병원 건물 전체를 코로나19환자를 위한 진료공간으로 재빨리 변경하고 전체 운영을 진두지휘해 온 주인공이다.
대구동산병원은 국내에서 최초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병원건물 전체가 코호트(동일집단) 건물로 지정됐다.
이후 6월29일까지 4개월 여간 총 906명의 의료진(동산의료원 소속 402명, 파견지원 504명)이 진료에 투입돼 1048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했다. 이러한 성과로 인해 ‘코로나 방역의 성지’로 부각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잇고 전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렸다. 올해 만해실천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치흠 원장팀(공동1저자:감염내과 이지연 교수, 글로벌케어 김민진 연구원)은 이 같은 전담병원 운영체계 확립 및 자원 활용, 진료팀 구성 및 의료인력 활용, 환자치료 및 배치 등 전담병원의 시작부터 운영에 대한 모든 것을 논문에 담았다. 한마디로 코로나19 전담병원에 대한 교과서인 셈이다.
논문에서는 세 가지 조치가 코로나19 발생의 어려운 상황에서 자원 및 인력 부족 등에 대처하는데 주효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첫째로 빠른 병상 확보를 위해 본관 전체 공간을 오염구역으로 지정해 신규 입원 및 영상검사 등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동선을 확보한 점이다. 이를 통해 대구동산병원에서는 초기 3일 동안 200여명의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었고, 이후 점차적으로 병상을 증설해 중환자실 20병상을 포함해 465병상을 확보했다.
둘째 요인은 체계화된 관리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해 신종 감염병 대응에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게 진료 및 운영시스템 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 점이다.
일원화된 진료 및 운영지침을 신속하게 공유해 감염병에 대한 경험이 없는 의료진 및 직원들로 하여금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자원과 전문지식을 집중해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을 개발했고, 환자 치료의 오해와 부정적인 결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감염병, 중환자 치료 등 치료의 일관성에 대한 표준화된 지침을 마련했다.
특히 중증 폐렴 진행 상황을 예측하는 객관화된 지표를 만들어 고위험 환자는 집중 모니터링 하고 중환자실과 가까운 병동에 배치했다.
셋째로는 정부, 지자체 및 각 단체에서는 코로나19 전담병원에 코로나19 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입원시키고 이에 필요한 개인보호구 등의 자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통해 대구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이 일반환자에 대한 진료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 점이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대구동산병원은 확진자 진료에 투입된 많은 의료진 수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만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는 개인보호장구 착탈의에 대한 반복적인 교육 및 모니터링, 개인보호구의 적절한 공급 및 관리, 근무인력에 대한 사회적 거리 부여 규칙 등 철저한 방역규칙이 적용된 때문이라고 논문은 밝혔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감염관리실장으로 활약한 이지연 교수는 “신종 감염병의 대규모 유행상황에서 기존의 종합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제한된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원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이번 논문은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병원 전체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함으로써 얻은 의료진 및 직원보호 방안과 코로나19 전담병원 운영 및 관리에 대한 매뉴얼 등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코로나 발병에 대한 임상 관련 연구 간행물은 많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코로나19에 대한 특성 및 치료관리, 운영관리 등에 있어서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며 “그러므로 우리는 2020년 봄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서의 경험을 기술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에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논문의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