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대구에서는 ‘영향력’이라는 이름의 계간 출판문예지가 창간됐다. 대구의 대표적인 독립출판 문예지로 명성을 유지해 왔다.

대구문학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오늘의 문장들'에 소개되는 대구지역 문예지들의 전시 장면. /대구문학관

독립출판이란 등단이나 상업출판 등 기성의 체계나 제도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해 출판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개인이나 소규모 인원의 글쓰기 및 출판활동을 통해 독창성이나 다양성을 잘 드러낸다.

이러한 독립출판으로 창간한 문예지 ‘영향력’은 ‘일과를 마치고 써내려가는 글’을 모티브로 해서 전문작가가 아닌 일반인들의 글을 투고 받는 방식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래서 “젊은이들의 내면의 소리를 담았다”는 평가를 받은 고품격 출판문예지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올 7월 13호를 마지막으로 ‘영향력’은 폐간의 운명을 맞았다.

흔히 ‘독립’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영향력’ 역시 잡지를 발행할 때마다 오는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이처럼 대구에는 몇몇 독립출판사에서 발행하는 문예지들이 적지 않다. 대구 독립출판 문예지를 비롯 대구에서 발행되는 동인지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구문학관(관장 이하석)이 16일부터 11월8일까지 ‘오늘의 문장들’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에는 대구의 독립출판 문예지들을 우선 소개한다.

그중의 대표선수가 바로 ‘영향력’이다. 또 대구의 독립출판서점인 ‘고스트북스’, ‘더폴락’, ‘차방책방’도 소개된다. 이들 독립출판서점들은 알차면서도 실속있는 독립출판물들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폴락’은 대구 최초의 독립출판서점으로 2012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개점해 지금은 북성로에 자리잡았다.

전시에서는 기성출판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독립출판의 특색이 있는 책 10종을 선정해 전시한다.

‘고스트북스’ 역시 2017년 대구 중구 동문동에서 문을 연 독립출판서점이다. 전시에서는 고스트북스의 독립출판문 출판 프로그램인 ‘진메이킹 클래스’에 참여한 10명이 출판한 책을 전시한다.

‘차방책방’은 2016년 대구역에서 개점해 2018년 중구 종로로 이전해 운영해 오고 있는 독립출판서점. 두 자매가 운영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대구외의 문예지 9종을 소개한다.

이처럼 전시를 통해 대구 독립출판의 현실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독립출판물 못지 않게 대구에서 발행됐거나 발행되고 있는 문예지들도 눈길을 끈다.

전시에서는 현진건 등 전국의 문인들이 기고해 근대문학의 중요 자료가 되는 문예지 ‘여명’(1925년 발행)을 시작으로 ‘죽순’, ‘새싹’, ‘아동’ 등 해방전후사의 문예지들이 소개된다.

특히 ‘죽순’은 1946년 해방 이후 최초의 시 전문지로, 박목월, 조지훈 등 전국에서 60여명의 시인들이 참여했다. 김춘수, 천상병 등이 추천으로 등단하기도 했다.

‘전선시집’, ‘전선문학’, ‘공군순보(코메트)’ 등 6·25전쟁기의 문예지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대구지역에서의 문예지는 향토문학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대구의 지식인들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장(場)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많은 대구의 문학인들이 문예지를 통해 등단하고 지속적으로 자신의 글을 발표함으로써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이다.

현재까지 발행을 하고 있는 ‘녹색평론’, ‘시와 반시’, ‘사람의 문학’ 등 대구지역의 대표 문예지들도 소개한다.

대구문학관은 “대구지역의 독립출판 문예지와 각 독립출판서점들의 주제의식이 드러나는 출판물들의 전시와 함께 근대 이후 대구 문예출판의 역사를 되돌아봄으로써 대구 문예지의 과거와 오늘을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시회를 연다”고 밝혔다.